대학본부, 통폐합 강행 의지 마찰 불가피
  • ▲ 대구대 통폐합 대상 6개 학과 학생들이 21일 대구대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펼치고 있다.ⓒ뉴데일리
    ▲ 대구대 통폐합 대상 6개 학과 학생들이 21일 대구대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펼치고 있다.ⓒ뉴데일리

    대구대 학과 통폐합 문제가 결국 총장실 점거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대구대 통폐합 학과 재학생 100여명은 지난 20일 학과 통폐합에 반발해 홍덕률 총장과 박순진 기획처장을 총장실에 감금한 채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학생들은 “홍덕률 총장이 학생들과의 공청회 파기 등 탈법적이고 폭압적인 학칙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대학 본부가 구성원들이 합의한 편제조정 원칙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폐지 학과를 선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대구대 점거농성장에서 만난 독어독문과 한 학생은 “대학측이 이미 통폐합을 방침을 정해놓고 순서대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는 절대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6개과 통폐합 학생들은 통폐합 보다는 전체 학과별로 별도로 학생 정원을 줄여 통폐합을 하지말자는 안을 학교측에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측은 성명을 통해 “부득이 실력행사에 나선 학생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점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현재 우리 대학이 겪고 있는 내홍은 반드시 헤쳐가야 할 관문으로 제반 절차를 거쳐, 구성원의 동의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지금의 개혁 작업은 중단될 수 없다”고 밝혀 원칙대로 통폐합을 강행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런 대학측의 통폐합 강행에 대구대 교수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강태종 자역과학대학장 등 자연과학대 30여명 교수는 이날 반박 성명을 통해 “자연과학대학 교수 일동은 현재 대학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형평성과 공정성이 결여되고 민주적 절차도 교묘하게 무시되며 진행되고 있는 본부의 구조조정 안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학운영의 방식과 구조조정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본부의 독선과 오만에 대해 깊은 성찰을 촉구하며 지금이라도 구조조정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대는 물리학과, 독어독문학과, 산업경영공학과 등 6개학과 통폐합 작업을 펼치고 있고 이달 중 학칙개정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통폐합을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통폐합, 어떤 절차 남아있나

    이번 대학측의 통폐합 절차는 초기라는 지적이다. 향후 통폐합 절차는 여러 단계가 남아있어 어떻게 결론날지 지켜봐야 한다.

    당장 22일 오후 5시 홍덕률 총장과 총학생회, 6개 통폐합 학과 대표들이 본관 앞 잔디광장에서 만나 통폐합에 문제를 두고 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해져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통폐합에 따른 학칙개정은 교내 교무위원회를 거친 후 평의회를 통과해야 하고이후 법인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많아 향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따라 21일 오전 열리기로 한 교무위원회가 학생들의 점거로 무산되면서 차기 교무위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하지만 대학측의 통폐합 의지가 강해 학생들이 제시하는 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이어서 통폐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또한 만만치 않다.

    대구대 한 관계자는 “이번 학생들의 통폐합에 따른 총장실 점거 등은 학칙개정을 위한 초기단계의 진통”이라며 “향후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