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 님르’ 등 시아파 성직자 7명 처형 후 시신 공개하기로
  • ▲ 지난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님르 바르크 알 님르' 등 시아파 성직자 7명을 처형했다고 밝힌 뒤 시위대들이 나와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 지난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님르 바르크 알 님르' 등 시아파 성직자 7명을 처형했다고 밝힌 뒤 시위대들이 나와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2016년 새해 벽두부터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다. ‘친서방 수니파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주인공이어서 세계 강대국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의 만수르 알 투르키 대변인은 “테러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47명에 대해, 오늘 아침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알 아라비야 방송은 “오늘 사형은 12곳에서 나눠 집행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79년 성지인 ‘메카 대성전’에 침투했던 무장단체 조직원 68명을 집단 처형한 이후 40년 가까이 집단처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번에 집단 처형한 사형수 가운데 시아파 성직자 7명의 시신은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사형한 사람의 대부분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샤우드 왕가를 무너뜨리겠다며 알 카에다에 가담해 테러를 저지르거나 기도한 이들이었다. 와하비즘을 내세워 선동하던 파리스 알 쇼왈리도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수니파였다.

    문제는 사형된 사람 가운데 ‘님르 바크르 알 님르’라는 셰이크(무슬림 종교 지도자를 지칭) 등 시아파 성직자들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님르 바크르 알 님르’는 2011년 ‘재스민 혁명’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왕가를 향해 “시아파도 무슬림이다. 동등한 권리를 달라”고 외치며 반정부 활동을 이끌었던 시아파 지도자다.

    ‘님르 바크르 알 님르’는 또한 “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외국이 아니라 몇 명 남지도 않은 국내 시아파를 공격하느냐”며 “(테러 등에) 다른 나라에 책임이 있다면, 그 문제의 근원을 공격하라, 이란을 공격하란 말”이라며 샤우드 왕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님르 바크르 알 님르’에 대해 정권에 대한 불복, 분파 갈등 조장, 공권력에 맞서 무장폭동을 선동했다는 혐의를 씌워 2012년 7월 체포, 2014년 10월 사형을 선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님르 바크르 알 님르’를 포함한 7명의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동 각국의 시아파 진영은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폭력적인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무슬림 시아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 님르’ 등 성직자를 처형한 것이야말로 테러 지원행위”라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무책임한지 보여준다”며 사우디아라비아를 맹비난했다. 이란 시위대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을 공격, 건물 일부를 파괴하기도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테러조직 ‘헤즈볼라’ 또한 이번 사형 집행을 비판했으며, 누리 알 말리키 前이라크 총리도 “이번 사형 집행이 샤우드 왕정을 흔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예멘 내전에서 합의했던 휴전은 끝났다”고 선언하며, 다시 전투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과 헤즈볼라 등 시아파 진영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합의했던 휴전안을 어기고 예멘 정부와 아랍 연합군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따라 수니파인 아랍 연합군과 예멘 정부, 후티 반군과 이란, 헤즈볼라 등 시아파가 벌이는 예멘 내전은 2016년 초반부터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러조직 ‘대쉬(ISIS)’가 2015년 말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크 지역 등을 통해 출몰하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016년 유가 하락과 함께 안보 불안이라는 악재를 동시에 맞이하게 될 우려가 커졌다.

    때문에 美정부 등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근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