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음주운전하다 가드레일 들이받고 도주..운전사실 '발뺌'지인 유OO씨 "내가 운전했다" 자백..블랙박스 확인 결과 강정호가 운전

  •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내야수로 활약 중인 강정호(30)가 음주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4일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에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강정호가 운전한 차량에 탑승했던 지인 유OO(29)씨에 대해서도 범인 도피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2일 새벽 2시 48분경 자신의 차량(BMW)을 몰고 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강정호 차량의 앞범퍼가 파손되면서 파편이 튀어 옆 차량(에쿠스)에 흠집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강정호는 아무런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삼성동에 위치한 자신의 숙소(호텔)로 들어갔다.

    이후 피해 차량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호텔에서 사고 차량을 발견하고 강정호에 대한 조사를 시도했다. 이때 차량에 동승했던 유OO씨가 나서서 자신이 운전자라고 주장해 관할 경찰서로 임의동행됐다.

    그러나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실제 운전자가 강정호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오전 5시 30분경 강정호를 소환해 1시간 반 가량 조사를 벌인 뒤 귀가 조치시켰다.

    사고 당시 강정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4%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은 강정호가 유씨에게 '거짓 자백'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부탁했을 가능성을 놓고도 조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증거가 없어 혐의(범인도피 교사) 입증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