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가품·진품 여부 애당초 따질 필요 없어…수출용·국내용 따져봐야"
  • 최근 북한 김정은의 국산화 장려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 가운데 북측 주민들 사이에서 ‘MADE IN DPRK’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지난 1월 12일 류경김치공장을 찾은 김정은, 류경김치공장 내부 모습.ⓒ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 최근 북한 김정은의 국산화 장려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 가운데 북측 주민들 사이에서 ‘MADE IN DPRK’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지난 1월 12일 류경김치공장을 찾은 김정은, 류경김치공장 내부 모습.ⓒ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최근 김정은의 국산화 장려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과 함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MADE IN DPRK’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8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북한 공장들이 불량식품부터 불량의약품까지 버젓이 생산하면서, 정작 정상적인 국영 공장에서 제대로 만든 제품들까지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가품인가 진품인가는 애당초 따질 필요도 없다”면서 “수출용인지 국내용인지를 따져서 구입하는데, 확실한 것은 수출용 값이 너무 비싼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서는 수출용이어야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혜산기초식품 공장에서 생산된 효모빵을 먹은 사람들이 구토와 두드러기가 나는 증상이 나타나 양강도 위생방역소와 도 인민위원회 품질감독부가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기초식품공장은 정제 콩기름(식용유), 효모빵, 고추장, 당면 등 여러 가지 식료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제품들이 품질감독부의 생산허가나 위생방역소의 검역을 받지 않고 생산·유통되고 있는 점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250g짜리 효모빵은 강냉이와 밀가루를 섞어 만든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 돈 600원으로 저렴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사먹는다. 그래서인지 장마당에서 흔히 ‘대학생 빵’으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효모빵은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최근 들어 문제가 생겼다”면서 “공장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기존엔 중국산 효모를 썼는데, 2017년 들어 자체 생산한 효모를 쓰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국내용 의약품 또한 ‘짝퉁’이 많다고 한다. 혜산기초식품공장의 사례처럼 직접적인 해를 입은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무런 효능이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2014년부터 국내산 의약품들이 대대적으로 생산돼 약국과 장마당에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그런데도 사람들은 값싼 국산 의약품은 거들떠보려 하지 않고 비싼 중국산에만 매달린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순천제약에서 만든 100알 포장의 아스피린 1통 값은 북한 돈 3,000원으로 값이 싸지만, 아무리 먹어도 해열 효과가 없다”면서 “아스피린 100알을 먹을 바엔 차라리 중국산 정통편(진통제) 두 알을 먹는 게 훨씬 해열효과가 높다”고 비판했다.

    참고로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 “자력자강의 위대한 동력으로 사회주의 승리적 전진을 다그치자”를 투쟁구호로 제시했다.

    김정은은 지난 1월 5일 평양가방공장 시찰을 시작으로 8일에는 새로 건설한 김정숙 평양제사공장을 찾았으며, 12일에는 류경김치공장, 15일에는 금산포 젓갈공장과 수산사업소, 2월에는 강동정밀 기계공장 등을 방문했다.

    김정은이 현지 시찰에서 연일 강조한 것은 ‘자력자강’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의 현지 말씀을 피 끓는 심장에 새기고, 공장의 일꾼, 종업원들은 자강력 제일주의 기치를 높이고 만리마 속도로 질풍같이 내달림으로써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보도했다.

    이렇듯 김정은이 내건 자력자강을 기치(旗幟)로 노력한다지만, 소식통들의 말처럼 북한 사회는 식료품, 의약품 등 기초적인 물품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