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단순 전시위해 주민들, 막대한 자금 부담…축제 향한 시선 곱지 않아"
  • 북한 당국이 김정일화 축제를 이유로 주민들에게 현금을 바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김정일화 관련 북한 선전영상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 북한 당국이 김정일화 축제를 이유로 주민들에게 현금을 바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김정일화 관련 북한 선전영상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외화벌이가 시원치 않아지자 갖은 명목으로 주민들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김정일의 이름을 딴 꽃인 ‘김정일화(花)’ 축제를 명목으로 주민들로부터 현금을 수탈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1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개최되는 김정일화 축제를 위해 주민들에게 현금을 바치도록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2017년 김정일화 축제가 평양과 김정일의 고향이라고 선전하는 삼지연군 등에서 예전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다며 “김정일화 축제 때문에 주민들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각 도 소재지마다 김정일화 온실을 지어 놓았지만 전력난과 땔감 문제로 제대로 운영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일부) 개인들이 돈벌이를 위해 키우고 있는 김정일화를 (북한 당국이) 사들여 김정일화 축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일화는 온도와 습도, 빛에 매우 민감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까다로운 재배 조건 때문에 김정일화를 키우는 북한 주민들은 집안에 따로 비닐 등으로 온실을 만들고, 태양 전지판까지 설치해 키우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2017년 김정일화 축제 준비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올해가 김정일 생일 75주년인 '정주년(5주년·10주년 등으로 나뉘는 주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김정일화 축제'를 전시회 형태로 치러져 왔으나, 정주년이라는 이유로 대대적인 축제를 연다고 한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축제로 열리기 때문에) 종업원이 30명 이상인 공장기업소, 인민반(북한 최말단 행정보조조직), 교육기관은 무조건 축제에 생화를 증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정일화 꽃값이 매우 고가라서 인민반에 속해있는 각 가정마다 북한 돈으로 1만 원씩 갹출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외에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축제 비용을 내라는 강요도 받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일화 구매를 위한 1만 원) 외에도 해당 근로단체, 학교, 공장기업소들도 김정일화 축제를 위한 돈을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어, 한 가정 당 평균 북한 돈 4만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면서 “(북한 당국이) 단순히 며칠간 김정일화를 전시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부담지우고 있어, 김정일화 축제를 향한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016년 12월에는 “새해 명절 때 어린이들에게 사탕 등의 선물을 준다”는 이유로 주민들로부터 팥, 강낭콩 등을 수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