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정권 변호하나? "실제 암살을 했는지 밝혀진 것은 아직..."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북한 김정남 피살 관련 발언이 논란이다.

    우 원내대표는 15일 CPBC가톨릭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에서 "'이게 도대체 뭐야', 그런데 장성택 처형에 이어서 실제로 김정은이 했는지 아닌지는 정확하게 밝혀졌겠습니다만 같은 민족으로서 자꾸 이런 형태의 사건이 생길 때마다 짜증이 난다"고 했다.

    북한 정권에 의한 살해라는 점이 공식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지만, 이날 여야 인사들이 여러가지 정황을 근거로 김정은의 야만적 행태를 강하게 규탄한 것에 비하면 의외의 발언이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북한 소행설을 믿을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김정남 피살에 대한 김정은의 공포정치를 어떻게 보느냐'의 사회자의 질문에 "글쎄요. 실제로 김정은이 암살을 했는지는 밝혀진 것은 아직 없지만 상당히 엽기적인 사건이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사실상 김정은의 지시없이 이런 일이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봐야되지 않겠는가"라고 되묻자, 우 원내대표는 "국제 스파이전이라는 것은 어떻게 정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어쨌든 참 계속해서 북한 관련한 희안한 사건이 계속 생기니까 염증같은 게 생기죠"라고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그동안 제3국에 머물며 북한정권의 3대세습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상식적으로, 보복 공포정치의 달인인 김정은이 눈엣가시로 여긴 김정남을 살해했다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실제 이날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전달한 입장에 따르면, 김정남에 대한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로 반드시 해야 하는 임무였고, 2012년 본격적인 암살 시도 이후 김정남이 서신을 통해 "저와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주길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고, 도망갈 곳은 자살 뿐"이라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 북한 김정은이 반인륜적 극악무도한 살인을 저질렀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북한 대사관이 김정남 시신 인도를 요구한 것에 대해 "당연히 김정은이 지시한 것"이라며 "암살자에게 시신을 넘길수는 없다. 정부당국은 외교력을 총동원해서라도 김정남 시신이 북한 당국에 인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김정남 피살이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확인이 된다면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추가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가 김정남 피살 소식에 북한 소행이라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있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나치게 한가한 소리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SNS 일각에서는 우 원내대표가 마치 북한 대변인처럼 김정은을 두둔하고 있다는 비난마저 나온다.

    우 원내대표가 몸 담았던 전대협은 주한미군철수-국가보안법철폐-평화협정체결-연방제통일이라는 북한의 대남노선을 추종하다가 1993년 핵심부서인 '정책위원회'에 대한 이적단체로 판결로 와해된 조직이다.

    지난 2010년 5월 20일 당시 민주당 대변인이었던 우상호 원내대표는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아직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국회 차원의 특위 활동을 통해 심도 깊은 조사 활동을 해야 한다"며 "정부 발표대로 우리 영토가 이렇게 허술하게 뚫렸다면 이명박 정권이 책임져야 할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 침몰을 인정하지 않으며 돌연 우리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장성택이 대남 정책을 담당한 것이 아니다. 대남정책에 대한 노선 갈등 때문에 숙청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동안 각종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에 대해선 정부를 맹비난하며 책임자 처벌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그는 2015년 불법시위인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은 농민 백남기씨 문제와 관련,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로 불리는 '이한열 열사'를 내세우기도 했다.

    연세대 2학년 학생이었던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집회는 연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 원내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해 7월 국회에서 백남기씨의 가족 및 '백남기 대책위원회'와 만나 "이한열 열사의 소생을 위해 싸운 그 마음으로 백남기 농민의 문제를 다루겠다"며 "정부가 좀 더 성의있게 이 문제에 대해 나와야 한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드린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