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대학 진학 포기하고 삼수 끝에 4년 장학생
  • 앞으로 공부하게 될 대구대 사범대학 건물 앞에서 사진 찍는 정현준 학생.ⓒ대구대 제공
    ▲ 앞으로 공부하게 될 대구대 사범대학 건물 앞에서 사진 찍는 정현준 학생.ⓒ대구대 제공

    암을 극복하고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 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에 입학한 새내기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대구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정현준(20)씨로 삼수 끝에 대구대에 입학했다. 4년 전액 장학생인 그는 캠퍼스에서 특수교사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재수를 하며 두 번째 수능 시험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2015년 10월 말경 정 씨는 왼쪽 눈이 붓고 아린 통증을 느꼈고 처음엔 눈 다래끼인줄 알고 동네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그 후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하루 종일 앉아 책을 봐야하는 때라 공부에 지장을 줬다. 하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통증을 참고 공부에 집중했다.

    좋지 않은 몸 컨디션과 시험 부담감을 안고 본 두 번째 수능 결과는 좋지 않았다. 병원 진단 결과, 다래끼가 아닌  ‘악성 림프종’이라는 날벼락 같은 얘기를 들었고 그 후 지난 2016년 1월 림프종 제거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그는 마음을 다잡고 삼수에 도전했다. 재수 때와 마찬가지로 학원에 가지 않고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다. 재수 때 함께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의 대학 진학으로 혼자 공부하며 외로울 때도 많았다. 그는 “혼자 밥 먹을 때가 가장 서글펐다”며 “요즘 유행하는 혼밥이 적성에 맞진 않았나 보다”고 웃으며 말했다.

    삼수 생활 중 암 후유증을 겪었지만 꽤 준수한 세 번째 수능 성적표를 받아 들은 그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이 가능할 정도였지만, 아픔을 겪은 후 그의 생각은 달라졌다.

    그는 “이번 경험으로 아프고 장애가 생기는 일이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공무원도 물론 좋지만 아픈 이들을 돕는 일을 한번 해보고 싶어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경제적인 면도 이번 선택의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으로 서울에 가면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아래 대구대에서 4년 장학 혜택과 기숙사비 등을 지원받으며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러한 결정에 부모님이 든든한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어머니인 오윤영(42) 씨는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들이 새로 찾은 특수교사의 꿈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