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12·28 한일 합의' 등도 언급…北 "박근혜 前대통령 매국·배족행위 때문"
  •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의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 성명 방영분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의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 성명 방영분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북한 당국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前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악용해 ‘남남갈등’ 조장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 대남공작단체 ‘민족화해협의회(이하 민화협)’은 지난 1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금 남조선 사회는 일대 변혁의 중대 기로에 서있다”면서 “남조선 인민들의 反박근혜 항쟁은 일단 승리했지만, 참된 정의와 사회적 진보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北민화협 대변인은 “허수아비 같은 박근혜를 끌어내렸다고 해서. 아직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남조선 인민들이 그토록 애타게 갈망하는 자주의 새 정치, 민주의 새 사회, 존엄있는 새 생활은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고 선동했다.

    北민화협 대변인은 “남조선 인민들은 정의의 불길로 심장을 태우며 단결의 위력으로 친미·친일 수구 세력의 아성을 무너뜨린 그 열정·용기를 더욱 가다듬고, 역사의 반동들을 완전히 매장해야 한다”면서 “자신들의 꿈과 이상이 성취되는 참된 새 세상, 통일 번영의 광활한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힘차게 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거듭 선동했다.

    北민화협 대변인의 주장은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전형적인 선동 공세다. 북한은 그동안 ‘통일애국호소’라며 위장평화공세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혼란을 유발하려 꾀한 바 있다.

    北민화협 대변인은 이번 성명에서도 “우리가 평화통일, 북남관계 발전을 위한 진정어린 제안 및 실천적 조치들을 거듭 내놓고 선의의 손길도 내밀었지만, 그럴수록 대결의 독기를 뿜어대며 ‘공화국 체제붕괴’와 ‘흡수통일’을 노골적으로 떠들고 온갖 못된 짓을 다 해 온 박근혜 패당”이라며 정부를 비방했다.

    北민화협 대변인은 “북남 화해·협력의 마지막 상징으로 남아있던 개성공업지구를 칼로 토막 내다못해 끝내 폐쇄시키고, 동족에 대한 ‘제재’와 ‘압살’을 떠들며 외세·국제공조에 미쳐 돌아간 그 모든 죄악을 꼽자면 끝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

    北민화협 대변인은 ‘사드(THAAD)’ 배치와 ‘12·28 한일 합의’를 언급하며 “때를 만난 듯이 미국은 사드 배치를 서두르고, 일본은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과 위안부 문제 합의 이행 등 갖은 날강도적 요구들을 그 무슨 청구서처럼 뻔뻔스럽게 들이대며 저들의 잇속을 채우는데 급급하고 있다”면서 이를 가리켜 "박근혜 前대통령의 매국·배족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北민화협 대변인은 “손 때 묻은 주구(走狗)라 할지라도 일단 용도폐기되면 벌레처럼 가차없이 짓밟아버리는 것이 미국의 고약한 기질이라는 게 다시금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목숨이 경각에 달린 박근혜와 그 추종자들이 더러운 명줄을 조금이나마 유지해보려고 온갖 재앙의 화근인 '사드'도 받아 삼키고, 서울 한복판에 대형 성조기를 조난기처럼 날리며 애타게 발버둥질했지만 매정스러운 상전은 끝끝내 실오리 같은 구원의 동아줄도 내려주지 않았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이 남남갈등을 조장하려 관영 매체를 동원해 대남비방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은 자기네 주민 민생이나 제대로 돌봐야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