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식으로 작품 찍어내는 예술계 관행..이대로 묵과?

조영남 "화투그림, 그건 다 내 작품..내 거" 저작권법 위반은 아니다?

검찰, 조영남에게 저작권법 위반 아닌 '사기죄'만 적용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3.15 19: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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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eman@empal.com
  • 14년째 '기자'라는 한 우물을 파 온 조광형 기자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거쳐 현재는 연예·방송 전문 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뉴데일리 지면은 물론, 지상파 방송과 종편 등에서 매주 연예가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남보다 한 발 앞선 보도와, 깊이 있는 뉴스 전달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대작화가'가 그린 그림을 본인 명의로 팔아 1억여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재판에 회부된 가수 조영남(72)의 공판 기일이 다음 달로 연기됐다.

당초 3월 15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공판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의 사정으로 4월 5일 오후 5시 20분으로 미뤄졌다. 또한 지난해 말 종결됐던 변론도 재개될 예정이다. 법원 내 인사이동으로 담당 판사가 바뀌면서 재판부가 변론을 재개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

바뀐 부장판사가 사건을 다시 한 번 검토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미 결심 공판까지 마쳤던 검찰과 변호인은 재차 법원에 나와 변론을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조영남은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 중순까지 송OO(63)씨 등 '대작화가' 2명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지시하고 자신이 가벼운 덧칠 작업을 가미해 총 17명에게 21점을 판매한 혐의(사기)로 기소됐다.

조영남의 소속사 대표이자 매니저 장OO(47)씨도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4월 초까지 총 3명에게 '대작그림' 5점을 판매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영남과 장씨가 대작그림을 판매해 거둔 수익은 각각 1억 5,350만원과 2,68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조영남은 대작화가들로부터 1점당 10만원 꼴로 수백점의 그림들을 사들인 뒤 갤러리에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왔다는 게 검찰의 주장.

이와 관련,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검찰은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각각 징역 1년 6월과 징역 6월형을 구형했다.

검찰, 조영남에 대해 '사기죄'만 적용


검찰은 "조영남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해당 작품의 화가라고 소개, 구매자로 하여금 '조영남의 그림'으로 믿게끔 만들었다"며 "이들에게 대작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판매한 것은 명백한 기망(欺罔)이자 사기 행위"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 그리는 게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조영남의 주장을 반박하는 전문가의 소견과 함께, "만일 해당 그림이 조영남이 그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한 구매자의 진술까지 공개하며 구매자에 대한 조영남의 기망 행위에 '고의성'이 다분함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조영남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그린 것은 맞지만, 구매자가 묻지도 않은 얘기를 일일이 고지할 의무가 있는지도 의문이고, 그렇게 할 방법도 없었다"며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입장.

특히 "송OO씨 등의 도움을 받기 전까지 30년 동안 직접 그림을 그려왔는데 지금껏 조수를 쓰는 게 문제가 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며 조수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완성하는 건 '업계의 관행'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조영남은 "대작화가인 송씨도 모 방송에 나와 자기가 관여한 화투 그림의 저작권이 조영남에게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며 팝아트의 일종인 '화투 그림'은 아이디어와 초안을 잡은 자신의 작품이 맞다는 논리를 폈다.

실제로 검찰도 조영남의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조영남과 매니저 장OO씨에게 '사기죄'를 적용한 검찰은 이들이 구매자들에게 '그림을 그린 당사자'를 고지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았을 뿐, 화투 그림의 저작권이 대작화가에게 있다는 식의 주장은 전개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원작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아 소비자를 '기망'한 것은 인정되나, 조영남이 송씨 등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는 보기 힘들다는 취지다.

이에 일각에선 조영남과 매니저를 상대로 한 이번 재판이, 조수를 두고 '작품을 찍어내는' 문화예술계의 관행에 도리어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문화 예술계 종사자는 "이쪽 계통에선 '도제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흔한데, 작품에 대한 수익 권리를 독점하는 작가에 비해 작업에 참여하는 문하생·조수들의 대우는 척박하기 그지없다"며 "공동 작업자들의 이름을 사전 고지하는 것에만 머물 게 아니라, 이들의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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