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전쟁, 당 간부나 무섭지 가난한 사람은 차라리 전쟁 원해”
  • ▲ 김정은이 부하들과 지도를 보며 이야기하는 모습. 김정은이 아무리 '전쟁난다'고 외쳐도 북한 주민들은 이 말을 거의 믿지 않는 듯하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이 부하들과 지도를 보며 이야기하는 모습. 김정은이 아무리 '전쟁난다'고 외쳐도 북한 주민들은 이 말을 거의 믿지 않는 듯하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됨에 따라 북한이 전군에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아무런 긴장감도 없이 ‘연례행사’를 치르는 기분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5일 “군인들도 (전투동원태세에) 별다른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북한이 발령한 ‘전투동원태세’는 군인과 민간인 예비부대가 즉시 실전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인데, 등화관제와 대피훈련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 전 주민에게 해당되는 명령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3월 1일 최고사령부 명의로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됐다”며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된 날부터 지금까지 노농적위군 비상소집이 3차례나 진행됐지만 전쟁 위기감보다는 비상소집에 대한 불만만 늘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민간인 대피훈련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교도대와 노농적위군 비상소집은 진행됐다”며 “임의의 시각에 비상소집이 발령될 수 있어 주민들은 항상 긴장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비상소집은 예년과 달리 오전 4시에 시작해 6시에 끝나는데, 기존보다 한 시간을 앞당긴 이유가 美정찰위성의 감시를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전투동원태세 명령으로 노동당 간부들과 군인들의 출장·이동이 금지됐다”면서 “등화관제 훈련과 비상소집 훈련을 빼면 평소와 달리 긴장된 분위기를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은 ‘올해 정세가 예년과 다르다’고 하는데, 이는 매년 반복하는 말일 뿐”이라며 “일각에서는 이번 전투동원태세가 국가안전보위성 사건으로 어수선해진 민심을 수습하려는 용도라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믿을 수 있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전쟁은 배부른 당 고위간부들이나 무섭겠지’라는 말을 주고 받는다”면서 “잃을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진짜 전쟁이라도 터지면 좋겠다’는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북한 내부 분위기는 김정은 집단과 북한 주민들 간의 민심 이반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