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논문표절 등 전과신상 둘러싼 공방...이재명 "오바마 마약사범" 논란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4개 방송사(MBN, TV조선, 채널A, 연합뉴스TV) 경선토론에 참석한 예비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4개 방송사(MBN, TV조선, 채널A, 연합뉴스TV) 경선토론에 참석한 예비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가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음주운전, 논문표절 정치자금법 위반 전과 등 상대 후보 신상을 둘러싼 공방이 빗발치면서다. 후보들은 토론이 끝난 뒤에도 거친 장외 설전을 벌이며 '뒤끝 정치'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7일 열린 민주당 4차 대선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이 시장은 자신에게 배정된 주도권토론 10분 가운데 8분을 문 전 대표에게 쏟아부었다. 선두 주자인 문 전 대표를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져 자신의 본선 진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 시장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당대표가 탄핵정국에서 자주 '말 바꾸기'를 했다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강도높게 추궁했다. 

이 시장은 "문 후보는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지도자의 말과 태도가 바뀌는 건 중대한 문제"라며 "문 후보는 탄핵에 대해 거국중립내각이나 2선 후퇴 등 주장이 계속해서 바뀌었다. 탄핵 기각에 대해서도 '혁명이다'라고 했다가 이후에는 결과에 '승복한다'고 입장이 바뀌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저도 탄핵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시종일관 촛불민심과 함께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정치가 흐르는 것이죠. 상황이 흐르는 것이다. 촛불민심을 따라가는게 정치가 할 도리"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가 말바꾸기 논란에 '정치는 흐르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합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최성 고양시장은 지난 토론회에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 시장의 전과 경력 등 신상 공격에 주력했다.

최 시장은 특히 안 지사를 향해 지난 2003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년간 복역한 사실을 지적했고, 이재명 시장을 향해선 음주운전, 논문표절 등 전과를 지목하며 "총리와 감사원장 등이 이 시장과 유사하게 음주운전, 논문표절 논란이 있으면 임명하겠느냐. 아니면 공직에 있기 때문에 인준을 거부할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이 시장은 "논문표절은 해당 대학에서 논문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음주운전은 민간인일 때 수십년전 벌어진 일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공직자로서 한 일과는 구분해야 한다"며 "오바마도 마약사범이었다"고 주장했다. 음주운전 등의 자신의 전과가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미국 전직 대통령의 신상을 들먹인 것이다.

민주당 주자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두고서도 거친 공방을 벌였다.

이 시장은 이번에도 애매한 문 전 대표가 보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사드배치와 관련해 어쩔 수 없지 않나, 취소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국회의 의견을 묻겠다고 하면서 본인의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며 "국가 지도자 되려는 본인이 어떤 생각인가"라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지금 단계에서 반대다, 철회다 못박아버리면 오히려 다음 정부에서 외교적 카드로 활용할 길을 닫는 것"이라며 "이쪽 저쪽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교적 노력을 공론화하면서 합리적 결론을 내리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 거듭 '전략적 모호성' 빙자한 애매한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는) 'O냐', 'X냐' 이렇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안보와 국익, 한미동맹과 대중국 경제 협력을 함께 지키는 고차방정식이다. 저는 두 가지 모두 함께 해결할 복안과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인재영입 문제와 관련해 "문 후보의 뿌리는 '기득권 대연정'이 아니냐"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고위 공직자 인사 때가 되면 역대 청와대에서 가장 깐깐했던 민정수석 아니었나"라며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지만,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는 재벌을 비호하는 것 같다"고 거듭 비난했다.

후보들간 거친 설전은 토론회가 끝난 뒤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문재인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토론히 이후 논평을 통해 "문 후보의 '정치는 흐르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평소 사용하는 것으로 민의를 따르고 촛불 민심과 함께 한다는 정치관의 표현"이라며 이 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이 시장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정치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했는데, 정치에서는 지도자의 철학과 신념이 정말 중요하다. 국민이 예측할 수 있도록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 바꾸기 논란을 거듭 지적했다.

이 시장은 최 시장의 공세에 대해선 "지적은 할 수 있지만, 이미 이미 객관적으로 드러난 것 중에 불리한 요소만 모아서 주장하고 있다"며 "이건 명백한 음해"라고 반발했다. 그는 나아가 '오바마도 마약 사범이었다'라고 비유한 것에 대한 적절성 여부에 대해 "국민이 판단하리라 믿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