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장관들 “일본과 러시아, 북핵 등 공통 위협 많이 존재하므로 협력해야”
  • 지난 20일 日도쿄에서는 일본과 러시아 간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 이나다 도모미 日방위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0일 日도쿄에서는 일본과 러시아 간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 이나다 도모미 日방위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과 러시아가 북한을 비롯한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 등 日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日‘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도쿄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 이나다 도모미 日방위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2 회담(외교·국방장관 회담)’을 가졌다고 한다.

    2013년 11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열린 일본과 러시아의 ‘2+2 회담’에서 양국은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안보 문제에 대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日‘교도통신’은 “이번 회담은 양국 안보 분야에서의 신뢰 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4월 하순으로 예정된 아베 신조 日총리의 러시아 방문과 북방 영토(북방 4개 섬) 협상 진전을 이어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日‘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나다 도모미 日방위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북방 4개 섬에 사단 병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과 이투릅(에토로후), 쿠나시르(구나시리) 섬에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에 항의했다고 한다.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일본에 배치된 MD(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시설에 대해 “아태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맞받아쳤다고 한다.

    외교장관 회담은 보다 부드러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日‘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은 북방 4개 섬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공동경제활동을 실천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 하고, 일본인의 방문과 해당 지역 입국 수속 간소화를 조기에 실시하자고 제안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양국 간 협력은 평화조약 문제의 해결을 위해 환경을 정비하는 노력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계속 논란이 된 북방 4개 섬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과 러시아 간의 긴장이 드러났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이 협력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한다.

    日‘교도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회담에 앞서 “러시아와 일본에는 공통의 위협이 많이 존재한다”며 “함께 손을 잡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과 러시아는 향후 자위대와 러시아군 간의 공동훈련을 계속한다는데 합의했다고 한다. 또한 북한의 대외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약속도 했다고 한다.

    日‘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 또한 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에 대해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북한에게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다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징벌 수단이 아니라 정치적 협상을 다시 정상화하기 위한 자극제로 봐야 한다”며 조금 다른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일본과 러시아의 ‘2+2 회담’을 보면, ‘사드(THAAD)’의 한국 배치와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며 경고했다는 한국 언론들의 과거 보도가 무색해진다. 하지만 러시아 측이 과거에 했던 발언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러시아의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2월 3일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러시아는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도 ‘사드’의 한국 배치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티모닌 대사는 이어 “(중공과 달리) 러시아는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사드’ 배치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말로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이후로도 러시아 정부가 ‘사드’ 배치 등을 두고 한국 정부에 보낸 신호는 “사드 배치가 美MD의 일환일 수 있어 우려되지만, 한국과의 경제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에 러시아 정부가 한국, 일본과 함께 대응해 나갈 생각을 갖고 있으며,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