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FBI국장 "러시아 美대선 개입 수사대상·내용 확인해 줄 수 없다"
  • ▲ 미국 연방수사국(이하 FBI)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제기한 버락 오바마 前 美대통령의 도청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현지시간) 열린 美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제임스 코미 FBI 국장.ⓒ美'CNN' 보도영상 캡쳐
    ▲ 미국 연방수사국(이하 FBI)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제기한 버락 오바마 前 美대통령의 도청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현지시간) 열린 美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제임스 코미 FBI 국장.ⓒ美'CNN' 보도영상 캡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제기한 버락 오바마 前대통령의 도청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美‘워싱턴포스트’. ‘CNN’ 등 현지 매체들은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20일(이하 현지시간) 美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코미 국장은 “美법무부 공식 답변 역시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청문회에서 말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어떤 대통령도 이러한 감시(도청)를 직접 지시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끔찍하다. 조금 전에 오바마 前대통령이 대선 직전 트럼프 타워의 내 전화를 도청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바마 前대통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감시 방법을 ‘도청’으로 표했다”며 다소 완곡하게 표현했으나 의혹 제기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에 대해) 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켄터키州 루이빌에서 열린 캠페인 형식 집회에 참석한 그는 이러한 논란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코미 국장은 이밖에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FBI가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FBI가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코미 국장은 “수사 대상과 내용이 ‘기밀’이기 때문에 더 확인할 수 없다”면서 “(수사 기간도) 언제쯤 끝날지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美‘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백악관은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고 한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FBI가) 수사를 하는 것과 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별개”라면서 “저는 그것을 조사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진 똑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미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특이한 관계도 눈길을 끈다.

    코미 국장은 2016년 美대선을 열흘 남기고 美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선언했다. 코미 국장의 재수사 선언이 당시 트럼프 캠프 측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았었다.

    반면 이번 청문회를 기점으로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美‘CNN’은 “코미 국장이 다시 한 번 ‘정치적 폭풍’의 중심에 섰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