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안철수 공방…"고립주의vs폐쇄적 아냐"연대론 전환시 "또 '철수론' 프레임 빠질 측면있어"
  • 17일 국민의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박주선 부의장,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왼쪽에서부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17일 국민의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박주선 부의장,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왼쪽에서부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22일 오후 지상파3사·YTN을 통해 생방송된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자강론'이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대연합을 주장하는 박주선 부의장은 '자강론'이 현재의 대선 국면과 집권 이후에도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안철수 전 대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대연합을 주장하는 박주선 부의장이 "자강론은 일부에서 고립주의를 달리 표현한 것"이라며 "자강론은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안되고 우리 집권전략도 아니다"고 정면 비판했다.

    박주선 부의장은 "4당체제 하에서 대통령 후보가 경선하는데, 현실적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당 지지율의 4배 이상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우리 당의 문호를 열어 정체성을 함께 하는 반부패·패권·국정농단 세력을 제외한 세력과 연합해야만 집권하고, 이후 안정적인 국정을 수행하면서 쪼개진 나라와 갈라진 국민을 묶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론적으로 자강하면 대단히 순수하고 반드시 이뤄낼 수 있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안철수 전 대표는 "제가 말하는 자강론은 폐쇄적 자강론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우리당과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입당해서 함께 공정하게 경쟁하고,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권교체 이루자고 처음 창당했을 때부터 선언했다"며 "그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동의한다고 본다. 제 목표도 우리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서 집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선이 진행되면서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계속 상향 추세다. 이것이 (자강론의) 긍정적 효과가 아닌가 한다"고 반론을 폈다.

    최근 국민의당의 지지도는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것이 안 전 대표의 주장대로 '자강론'의 효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가 여권과의 연대론에 선을 긋고 자강론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것은 탄핵정국을 비롯해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다. 

    지난해 12월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이후 '국민의당-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 대선 연대론'이 불거지자 "(연대설은) 악의적 음해이고 정치공작"이라고 일축했다. 전당대회 전후에도 "자신이 속한 정당에 대한 믿음이나 그 정당 내 대선후보에 대한 믿음 없이 계속 외부만 두리번거리는 정당에 국민들이 믿음을 주지는 않는다"는 등 연대론을 꺼낸 호남중진 중심의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당시 당권주자들도 안철수 전 대표의 자강론에 호응하며 전당대회를 마무리 지었으나, 그로부터 두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지도는 답보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당대회 이후에 조사된 1월3주 정당 지지도는 11.5%, 지난 20일 발표된 3월3주 지지도는 12%를 기록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심위 참조> 

    그 사이에 국민의당 리베이트 파동 무죄판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선 불출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굵직한 이슈가 있었지만 지지도 반등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나마 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으로 인한 반사이익이라는 것이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계에서도 연대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가 자강론을 고수하는 것은 자강론을 철회할 경우 여론이 '대선 철수론'으로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철수 전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자칫 유약하게 보일 수 있어 '대선 철수' 프레임에 빠질 수 있는 측면이 있는 것은 맞다"며 "최근 프레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청산이나 적폐청산이라 연대론은 여기에 물타기를 하는 것 같아 보이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경선과정에서 자강론을 주장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경선 마치고 본선 후보가 됐을 때는 연합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자구도를 상정하고 있다. 이는 향후 본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보수세력을 규합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가 끝까지 독자세력을 고집할 경우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진태 의원 등으로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어 '안철수대 문재인'이라는 안 전 대표의 구상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