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사꾼 가족, 여행증 없다는 이유로 남자 맞아죽고 여자는 강제노동, 아이는 고아원으로
  • ▲ 북한의 한 초소에서 주민들이 탄 트럭을 검문하는 북한 인민보안원들. ⓒ뉴포커스 北관련보도 화면캡쳐
    ▲ 북한의 한 초소에서 주민들이 탄 트럭을 검문하는 북한 인민보안원들. ⓒ뉴포커스 北관련보도 화면캡쳐


    최근 북한에서 주민들의 이동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30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北인민보안성이 주민들 이동을 강력 단속하면서 전국 보안성 구류장(한국의 경찰서 유치장에 해당)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4월 1일부터 주민들의 이동을 철저히 금지한다는 인민보안성 지시가 전국에 하달됐다”면서 “출장 등의 명목으로 외지로 나온 사람들은 3월 말까지 무조건 거주지로 복귀하라는 게 지시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4월 5일 한식을 맞아 돌아가신 부모니 조상들에게 제사를 올려야 하는데도 인민보안성이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했다”면서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을 앞두고 예상되는 사건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이라고 인민보안성은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여행증명서 없이 외지로 나갔다 단속된 사람들로 각 지역 인민보안성 대기실과 구류장이 차고 넘친다”면서 “국가안전보위성이 가져갔던 권한을 돌려 받으려는 목적에서 인민보안성이 주민 통제를 강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남도 소식통은 “보안원들에게 맞아 죽은 사람도 발생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장진군 보안원들이 여행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3월에만 6명의 주민을 체포한 뒤 무차별 폭행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한다. 이 소식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분노를 자극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보안원에게 맞아 죽은 사람 가운데는 여행증명서 없이 장삿길을 떠났던 사람도 있다”면서 “보안원의 폭행으로 남편은 사망하고 아내는 노동단련대에 구류됐고 자녀는 육아원에 보내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피해자 가족들에 의해 장진군 보안원들의 횡포가 낱낱이 드러났음에도 노동당 중앙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당 중앙에서 보위성이 행사하던 막강한 권한 가운데 일부를 인민보안성에 넘겨줘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한 뒤 “김원홍 숙청으로 국가안전보위성이 주민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자 그 공백을 인민보안성이 대신 메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원홍 사건으로 국가안전보위성이 주춤하는 사이 인민보안성이 사법권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민들의 피해 때문에 결국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성과 같은 처지에 몰릴 것”이라는 소식통의 주장도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김정은은 측근들을 견제하는데 급급하고, 측근들은 권력 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일상화될 경우 북한의 내부통제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매우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