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북·대공 능력 강화"도 혼자 거론…보수 후보 색채 선명히 했단 평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3일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3일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3일 TV토론에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지도자를 뽑는 선거"라며 유일하게 한반도 안보 위기를 언급했다.

    특히 "국정원이 사실 무력화 될 대로 무력화 됐다"며 대북·대공 능력 강화도 언급, 보수 후보의 색채를 선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KBS에서 실시한 중앙선관위 TV토론회에 참석해 "세계가 화약고로 들어갈 정도로 위험한데, 언론만 침묵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이 위기를 극복할 지도자를 뽑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따르면 현재는 북미대결이 가까워 온 상태로, 미국 칼빈슨호가 일본 함대와 연합 훈련을 하며 25일까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고, 북한에서는 이런 칼빈슨호를 수장시키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그러자 중국 군대 15만 명이 (북한) 국경에 집결하고, 러시아 군대가 블라디 보스톡을 넘어 국경지대로 오는 등 한반도 긴장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수호이 기가 새로운 훈련 들어갔다고 한다. 함대도 움직인다고 한다"며 "홍준표가 이겨야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게 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은 대부분 칼빈슨호나 대한민국의 안보 위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야권 후보들은 군인복지와 방산비리 등에만 초점을 맞추며 '안보팔이'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실제로 대한민국 안보를 위기에 빠뜨린 안보 무능세력, 안보 실패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해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며 "그간 선거 때만 되면 안보팔이 장사만 해왔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북한 적으로 규정하는건 합참 의장 언어"라며 "대통령 언어는 아니다"라고 했다.

    홍 후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국정원의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정원의 기능은 사실 무력화 될 대로 무력화됐다"며 "지금은 국정원의 대북 기능과 대공 수사기능을 강화해야 할 그런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의 종북 세력이 지금 얼마나 날뛰고 있느냐"며 "이걸 제대로 조사도 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국정원을 약화시킨다고 하는데 오히려 종북 세력 색출하기 위해 보안수사기능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야권 후보들은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한 목소리로 "국정원을 해외(안보) 정보원으로 개편하고,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다른 공약을 내놨다.

    이처럼 홍 후보가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발언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설 자리가 없어진 보수 유권자의 마음을 적절히 대변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 후보가 타 후보의 사퇴 요구에도 묵묵히 자기 목소리를 냈다"며 "한반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적절한 후보를 찾지 못했던 보수성향 유권자에게 분명하게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 중 일부는 홍준표 후보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홍 후보가 2005년 발간한 자서전 내용 중 '돼지발정제' 관련 에피소드가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질문을 하지 않았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친구가 성범죄 기도를 하려고 하는데 막지 못한 데 책임감을 느끼고 12년 전 내가 자서전에 직접 고해성사 한 것"이라며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