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김정애 실행위원장 "여성들이 주인공 돼, 생명·상생·평화 부르짖어야"
  • 사진은 2016년 5월 27일 오전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2016 여성평화걷기' 행사 모습.ⓒ뉴데일리 DB
    ▲ 사진은 2016년 5월 27일 오전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2016 여성평화걷기' 행사 모습.ⓒ뉴데일리 DB

    ‘2017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가 오는 5월 27일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2017 여성평화걷기’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여성평화걷기’ 행사는 2015년 5월 세계 페미니스트들이 북한 평양을 시작으로 휴전선을 거쳐 한국까지 오는 '위민 크로스 DMZ' 행사가 '종북 행사'라는 비난을 받는 등 논란이 된 뒤 2016년부터는 '페미니즘을 통한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한국 내 걷기 운동으로 변신했다.

    27개 시민·평화·여성단체로 이뤄진 ‘2017 여성평화걷기 조직위’는 이날 오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언론초청 간담회를 열고 관련 소식을 밝혔다.

    김성은 조직위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의 시리아를 보면 32만 명이 죽었고, 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탈출했다”면서 “이런 똑같은 일이 한반도에서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잘 수 없다”며 “이럴 때 여성들이 주인공이 돼 생명, 상생, 평화를 부르짖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안김정애 공동실행위원장은 “전쟁과 분단의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큰 피해자이자 모든 것을 안고가는 게 여성”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왜 여성이 걸어야 하는가’는 더 이상 이 땅에서 여성들이 피해자로 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김정애 공동실행위원장은 “유엔 헌장, 한국 헌법 등 많은 분야에서 생명의 존엄권을 이야기 한다”면서 “이제 더 이상 여성은 피해자가 아니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김정애 공동실행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여성들이 걷는 행사를 갖는 것은 너무나 많은 여성들이 한반도에서 고통을 받았고,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분들의 피해를 더 이상 한반도에서 보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주장했다.

    안김정애 공동실행위원장은 “5월 27일 걷기를 할 때, 내 꿈이지만 기적이 일어나 남측 DMZ(비무장지대)만이 아니라 개성,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평양까지 걸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상 세계교회협의회(WCC) 공동회장은 지지 발언을 통해 “2017 여성평화걷기에서 ‘평화’는 한반도에서만 갈망하는 게 아니다”면서 “평화는 21세기 정신으로, 우리가 이 시대정신을 가지고 시름한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보람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 WCC 공동회장은 “생각없이 사는 일부 남자 분들은 ‘살림은 안 하고 뭘 걸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면서 “걷는다는 것은 길을 잃어버렸을 때 제일 먼저 하는 행위이고 말로써도 소통할 수 있지만, 걸으면서 소통하면 훨씬 더 큰 에너지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상 WCC 공동회장은 “혼자 걸으면서 생각하면 ‘백일몽’이 될 수 있으나, 함께 걸으며 생각하면 ‘비전’이 될 수 있다”면서 “평화걷기는 이 시대의 비전을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상 WCC 공동회장은 “누가 걷냐”고 반문하면서 “(행사는) 여성들이 걷는 것, 여성들은 태생적으로 평화를 사랑하고 그것을 돌보는 사람들”이라며 “그런 여성들이 함께 걷는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장상 WCC 공동회장은 ▲‘여성평화걷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남과 북은 단절된 길을 열어야 한다’는 의식 강화 ▲국제사회를 향해 ‘통일을 위해 한국이 움직이고 있다’는 메시지 전달 등을 여성평화걷기 3대 목적이라고 밝혔다.

  • '2016 여성평화걷기'행사에 참여한 수녀들이 파주 지역의 민간인통제선 안을 걷고 있다.ⓒ뉴데일리 DB
    ▲ '2016 여성평화걷기'행사에 참여한 수녀들이 파주 지역의 민간인통제선 안을 걷고 있다.ⓒ뉴데일리 DB

    조직위 측에 따르면 ‘2017 여성평화걷기’ 행사는 오는 5월 2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체 코스는 파주 민간인통제선 내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 일부구간을 걷는 6.5km 코스이며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거북이 코스 4km도 준비돼 있다고 한다.

    조직위는 걷기 행사에 앞서 5월 24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전쟁없는 한반도와 동북아를 위한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2017 여성평화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7 여성평화걷기’는 그 연관성을 밝히지 않지만, 이 캠페인은 2015년 ‘위민크로스 DMZ’로 시작된 것이다.

    당시 ‘위민크로스 DMZ’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맥과이어, 미국의 페미니스트 작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먼저 북한 평양을 찾아 김씨 정권의 사적지를 참배한 뒤 경의선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와 국내 일부 여성·시민단체들과 함께 ‘2015 국제 여성평화걷기’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