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주승용·김동철 등과 기아 유니폼 맞춰입고 광주시민 만나
  •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이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앞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배우자 최명길 여사가 유세를 경청하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이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앞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배우자 최명길 여사가 유세를 경청하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이 오랜 정치적 침묵을 깨고 대선 지원유세에 나선 첫날, 기아타이거즈의 홈경기가 열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최근 호남 연고구단인 기아가 프로야구 단독 선두를 달리며 '탑아'라 불리고 있는 점과 관련해, 역시 호남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여론조사 선두인 '탑철수'의 자리로 밀어올려달라는 호소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전 의원은 26일 배우자 최명길 여사와 함께 전남 무안·해남·완도를 거쳐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국민의당 광주선대위가 총력을 기울인 이날 유세에는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아 레플리카를 맞춰입고 야구장을 함께 누볐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아가 최하위에 처져 있는 삼성라이온스를 홈에서 맞이한 가운데,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많은 광주시민들은 김한길 전 의원 일행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한길 전 의원과 최명길 여사,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전 비대위원장 등은 야구장 주위를 돌며 광주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사진을 함께 찍는 시민들은 '기호 3번'을 의미하는 OK 마크 손가락 모양을 하며 지지를 약속했다.

    야구장 정문 앞 사거리 유세차량에 오른 김한길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이 '안철수 대 문재인'의 구도로 간명해졌다며, 아직 결정을 못한 호남 유권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 안철수의 호남 미래발전프로젝트를 알리는 LED 전광판 앞에서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최명길 여사가 손을 맞잡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안철수의 호남 미래발전프로젝트를 알리는 LED 전광판 앞에서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최명길 여사가 손을 맞잡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김한길 전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며 "안철수와 문재인 두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며칠 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된다"고, 나머지 후보에 찍은 표는 모두 사표(死票)가 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나는 문재인·안철수 두 분과 10년 이상 잘 알고 지내고 있는 사이"라며 "안철수와 문재인, 누가 진정한 정치지도자인지 두 분을 한 번 비교해보자"고 말을 풀어나갔다.

    진정한 정치지도자는 확실한 목표의식과 자기생각을 가지고 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게 김한길 전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비춰 안철수 후보의 정치 입문 계기를 보면, 김한길 전 의원은 "6년 전 내 사무실에 갑자기 찾아와 '밖에서 보니 대한민국은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를 꿈꿀 수가 없겠다'고 하더라"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바꾸고 싶다' 이렇게 생각이 분명했던 사람"이라고 추어올렸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정치 입문과 관련해서는 "스스로 '정치할 책임이 없다' '정치와 맞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여러 사람이 출마를 권유하니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외로 피신까지 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정치 체질이 아니다'라고 한 사람을 특정 세력이 간판으로 내세워서 억지 정치인을 만든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서 비선실세 정치를 확실하게 마감시켜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유세를 마치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주위를 한 바퀴 돌며 광주시민들을 만나던 도중,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과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뭔가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유세를 마치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주위를 한 바퀴 돌며 광주시민들을 만나던 도중, 국민의당 김한길 전 의원과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뭔가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노무현정권 시절 집권 열우당은 정권 2년차인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차출해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당시)과 부산에서 정면 대결을 붙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문재인 후보는 "권력의 자리, 정치적이기도 한 자리에 내가 맞지 않으리라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며 "애당초 (민정수석은) 내게 버거운 직책"이라는 입장문을 배포한 뒤, '총선 차출설'을 뒤로 한 채 네팔로 출국해버렸다. 김한길 전 의원은 이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날 유세에서 김한길 전 의원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별명인 '달'을 이용해 문재인 후보를 역으로 공격하는 예리함을 보여, 칼날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과시했다.

    김한길 전 의원은 "달처럼 남의 빛을 반사하는 정치지도자는 진정한 지도자일 수 없다"며 "문재인 후보는 그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했다는 것 하나로 정치적으로 아무 성과도, 업적도 없는데 어느날 갑자기 정치지도자가 됐다"고 규탄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땠나"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 하나를 가지고 후광에 힘입어 정치를 해오다가 이렇게 나라를 망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후광의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통령이 그 일을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