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상수'속 洪-安, 전략에서 차이…대선 막판 변수 될 듯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 ⓒJTBC 방송 화면 캡처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 ⓒJTBC 방송 화면 캡처

    5월 9일 실시하는 제 19대 대선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판세가 3중구도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하락세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상승세가 관찰되는 가운데, '반문정서'를 공유하는 두 후보의 지지율 변화가 대선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문재인은 굳히기 돌입…변수 안 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지지세 확장보다는 '굳히기'에 돌입한 듯 보인다. 안철수 후보와 오차범위 밖으로 차이가 나는 이상 선거 막판 '헛발질'을 조심하는 데 캠프가 주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방증이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다. 심상정 후보는 토론회를 거치며 지지율이 소폭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의당의 당원 가입자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전언이다. 선명한 진보색을 드러내며 문 후보와 차별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탓인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6일 소득세 최고세율을 42%까지 올리는 방안과 최고소득세율 구간을 3억원 초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28일 공개되는 공약집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 후보가 신중을 유지하며 '지키기'에 전력한 이상 지지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에서 '상수'인 이유다.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은 그가 강원도 강릉에 방문했을 당시 모습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은 그가 강원도 강릉에 방문했을 당시 모습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안철수의 믿는 구석, 밴드웨건 효과

    이에 맞서 안철수 후보가 노리는 효과는 이른바 '밴드웨건'효과다. 원래는 '모방 소비'심리를 일컫는 이 용어는 선거에서는 '사표 방지'심리에 따라 투표하는 유권자의 경향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안 후보는 처음부터 이같은 효과를 활용해 '반문정서'를 공유하는 중도-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한 데 모았다. 이른바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당선된다)이 대표적인 예시다.

    안 후보측은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나는 과정에서 안희정 후보에 있던 중도층을 일부 흡수, 확실한 2위권으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보수 유권자가 이에 호응하며 지지율이 추가로 급등, 4월초 한 때 일부 여론조사에서 양자대결과 다자대결 모두 안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서서히 지지율이 하락해 최근에는 2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아직 선거 기간이 남아 있어 실망감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당일 선거기간까지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반문정서'사표심리가 다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서문시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인상적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서문시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인상적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역전극 노리는 홍준표, 언더독 효과 타고 급등할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를 거치며 저조한 지지율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철저히 '언더독' 효과를 노린 전략을 구사했다.

    언더독 효과는 밑에 깔린 개가 이겨주기를 바라는 심리를 이용, 경쟁에서 뒤지는 사람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홍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서민대통령'을 표방하며 유세현장마다 '무학의 아버지'와 '문맹의 어머니', '수차례의 이사'와 '배곯는 유년시절'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저의 아버지의 마지막 직장은 울산에서 야간 경비원을 하는 것이었다. 당시 일당은 800원"이라 했고, "어머니는 문맹이어서 제가 항상 아라비아 숫자로 된 버스 번호를 적어드려야 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이는 야권에서 주장하는 '기득권 타파'와 '서민 정당' 이미지에 대항하는 동시에 '꿈이 있는 나라'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 위한 것으로 평가됐다.

    홍 후보의 이런 전략 때문일까. 최근에는 그의 지지율 상승을 보고하는 여론조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그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후보는 홍준표의 페이스메이커"라며 "끝까지 4자구도로 완주해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대선 막판까지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해 안철수 후보와 '골든크로스'를 이룬 뒤, 밴드웨건 효과를 통해 역으로 보수표를 홍 후보 쪽으로 모은다는 계획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