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中, 반미(反美) 최전선서 활약한 우리에게 고맙다 인사부터 해야"
  • 북한 관영매체가 이례적으로 중국을 직접 언급하며 비난의 화살을 쏘아 댔다. 사진은 김정은이 지난 4월 25일 군종합동타격시위 현장을 찾아 北인민군을 사열하고 있는 모습.ⓒ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북한 관영매체가 이례적으로 중국을 직접 언급하며 비난의 화살을 쏘아 댔다. 사진은 김정은이 지난 4월 25일 군종합동타격시위 현장을 찾아 北인민군을 사열하고 있는 모습.ⓒ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북한 관영매체가 이례적으로 중국을 직접 언급해 강하게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조·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논평을 통해 “미국이 요란하게 불어대는 위협공갈과 전쟁굉음에 심장이 졸아들어서인지 덩치 큰 이웃 나라들에서 사리와 분별을 잃은 언사들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며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자매지 ‘환구시보’를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에도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는 여러 편의 논평에서 우리의 핵보유가 저들의 국가적 이익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한다”면서 “조·중 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적으로 전가하고 미국의 장단에 놀아대는 비열한 행위에 대해 구구하게 변명하고 나섰다”고 폄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中관영매체가) ‘우리(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공동이익이며, 저들(중국)에게 위험을 가져다줄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횡설수설했다”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중 관계의 주도권이 자신들의 손에 쥐어져있으며, 우리가 중국과의 군사적 대립을 바라지 않는다면 ‘장기간의 고립과 또 다른 국가안보의 길 사이에서 중·조 친선과 핵포기 가운데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는 극히 도전적인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中관영매체의 보도는 북한의 자주적·합법적 권리 및 존엄, 최고이익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자 노골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는 오늘에 와서 내외가 공인하는 핵보유의 불가피성과 순탄치 않았던 모든 과정을 두고 구태여 다시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자신들과 전혀 상관도 없는 우리의 핵문제에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 못지않게 거부감을 드러내며, 천만부당한 구실을 들어 피로써 개척되고 년대와 세기를 이어 공고히 발전돼온 조·중 관계를 통째로 무너뜨리고 있는데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핵실험이 동북 3성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중국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과학적 근거와 타당성이 없는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5차에 걸친 우리의 핵실험은 철저한 안전담보 하에 진행됐다”면서 “핵실험장 가까이에 살고 있는 우리 주민들도 핵실험 후 아무런 피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핵물질 포집장비를 갖춘 최첨단 정보수단을 동원해 우리의 핵실험 과정을 면밀히 관찰했지만 ‘크세논’을 비롯한 극히 미세한 양의 방사성 물질도 포집하지 못하였다는데 대해서는 중국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엄연한 사실을 왜곡하고 동북 3성의 그 무슨 피해를 떠드는 것은 우리의 핵고도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중국의 속내만을 그대로 드러내 보일 뿐”이라면서 “상대의 신의 없고 배신적인 행동으로 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거듭 침해당해온 것은 결코 중국이 아닌 우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반미(反美)대결전의 최전선에 서서 중국 대륙의 평화·안전수호에 기여해 왔다며 “(중국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우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중 관계의 ‘붉은 선(레드라인)’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면서 “양국 사이의 ‘붉은 선’은 그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의 존엄과 이익,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우리의 핵보유 노선을 절대로 변화시킬 수도, 흔들 수도 없으며 조·중 친선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고 해도 목숨과 같은 핵과 맞바꾸면서까지 구걸할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같은 논평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글 서두에 “김 철이 3일에 발표한 논평”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사(社) 측 공식 입장은 아니다”는 일종의 변명거리로 보인다.

  • 사진은 3일 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사평 일부.ⓒ中'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쳐
    ▲ 사진은 3일 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사평 일부.ⓒ中'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쳐

    한편 같은 날 中‘환구시보’는 ‘북·중 상호원조 조약’을 거론하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사평(社評)을 게재했다.

    ‘북·중 상호원조 조약’은 북·중 양국이 평화와 안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쪽이 타국의 침략을 받아 전쟁에 돌입할 경우 쌍방 모두 군사적 지원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1961년 체결돼 1981년, 2001년 자동 갱신됐으며 2021년까지 유효하다.

    中‘환구시보’는 “북한이 이 조약을 소중히 여겨야 하며, 국가안전의 기초로 삼아야한다”면서 “북한의 핵 활동이 그들과 지역 안전은 물론 중국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中‘환구시보’는 “해당 조약은 결연히 침략을 반대하고 있지만,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면서 “또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북·미 간 군사충돌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中‘환구시보’는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동북지방이 오염되는 것과 비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상황이 바뀌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러한 마지노선을 지킬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