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맞아야 된다" 안민석 "정신 차린 듯" 김어준 "정치생명 다할수도"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월 최순실 국정조사특위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월 최순실 국정조사특위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근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김성태 의원이 자신을 비웃는 김어준에게 "피도 눈물도 없는 당신과 잔인한 이 방송이 나를 조롱하고 힘들게 하더라도 지금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태 의원은 25일 방송된 tbs 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출연했다.

    tbs 교통방송은 잘 알려진 것처럼 서울시(시장 박원순)의 산하기관이다.

    김성태 의원은 앞서 지난 18일에도 이 방송에 출연했었다. 당시 김성태 의원은 자유한국당 복당과 관련해 진행자 김어준과 안민석 의원으로부터 극심한 조롱(嘲弄)을 받았다. 지난 방송에서 김어준은 김성태 의원을 철새에 빗대 '새타령'을 배경음악으로 깔기도 했다.

    김어준의 조롱은 이날도 계속됐다. 김성태 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김어준은 "새가 날아든다 방송하시고 후폭풍이 어땠나"라고 물었다.

    김성태 의원은 "제가 살아가면서 이렇게 참 힘든 한주를 보낸 적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전쟁통에는 부모 형제 자식도 다 잃어버리는데 나 자신도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무슨 염치로 그것도 온전한 상태에서 20여일 만에 방송을 하겠나 하는 그런 각오는 했지만 너무나 아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어준은 "방송하고 나서 주변의 반응이 어땠냐"고 다시 물었다.

    김성태 의원은 이에 "사실상 이 방송에 제가 출연 안 하고 그냥 한동안 잊혀져 살면 되는 것이지만 나는 지금은 맞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성태 의원이 말을 마치자 안민석 의원이 "오늘 좀 정신을 차리신 것 같다"며 끼어들었다. "저렇게 자신을 비워내고 거의 뭐 자포자기 상태, 삶을 포기한 말씀인데 그래서 저는 김성태 의원이 과거 젊은 시절에 중동 근로자로 갔던 그 헝그리정신, 그 헝그리정신으로 보수혁신을 위한 아이콘이 되시면 국민들이 다시 새 길을 열어주실 거라 본다."

    김어준이 곧바로 말을 받았다. "거기까지 갈 길이 굉장히 멀 거라 본다. 그전에 정치적 생명이 다할 수도 있고. 하여튼 새가 날아든다에 큰 충격을 받으셔가지고, 저희가 이제 타이틀 음악을 바꿨다. 잠깐 들어보시렵니까?"

    안민석 의원이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자 김어준이 어퍼컷으로 마무리할 모양이었다.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어준이 국회 본청 앞에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DB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어준이 국회 본청 앞에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DB

     

    당황한 듯 김성태 의원은 "또 뭐로 사람을 잡으려고..."라고 물었다.

    김어준은 이윽고 "따뜻한 곳인지 알고 날아갔는데 싸늘한 호숫가에 물새 한마리가 돼 가지고 지금 외롭게"라며 하춘화의 '물새 한마리'를 틀었다.

    조롱(嘲弄)의 연속이었다.

    이에 안민석 의원은 "아니 그런데 나머지 11마리도 있지 않나? 왜 김성태 의원에게만 그렇게 하나"라고 받아쳤다.

    김어준은 "저희가 음악을 굉장히 많이 준비했는데 그분들을 위한 음악도 따로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은 지금 김성태 의원 뒤에 다 가려져 있다"고 했다.
     
    김어준이 '때리는 시어머니'라면 안민석 의원은 '말리는 시누이' 같은 모습이었다.

    안민석: "그런데 왜 김성태 의원만 유독... 아 제가 생각할 때는 지난번 청문회 위원장을 하시면서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던 그 기대감 때문에 그만큼 또 실망들을 많이 하신 것 같다."

    김어준: "위원장이었으니까."

    안민석: "그때 인기가 대단했거든요."

    김어준: "그래서 이제 이 인기라면 조만간 서울시장도 가능하다."

    땅바닥에 철저히 내팽개진 채 끊임없이 조롱당하던 김성태 의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실상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서 국민들에게 진정한 용서를 구한 이후에 부활한 정권이다. 저희들은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비롯된 대통령 탄핵과 그리고 이번 대선패배 이렇게 이뤄졌지만, 우리 자신들은 아직까지 아무런 변화를 가져가지 못하고 뼈저린 자성과 반성 국민들에게 진정어리게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김어준 당신이 나를 어떻게 조롱하고 나를 힘들게 하더라도 나는 맞을 것이다. 맞는데 결론은 의리를 지키고자 한 일이 의리를 저버린 꼴이 돼버렸다."

    김성태 의원의 말이 끝나자 안민석 의원은 "앞으로 의원님께서 보수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주시기를 저는 바라겠고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새 길 열어주지 않을 것이니 좀 제대로 하세요"라고 훈계했다.  

    이에 김성태 의원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으면서 "저는 이렇게 본다"고 답했다.

    이후 3명은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 바른정당 지지율, 안민석 의원의 저서 홍보를 하며 방송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