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장마당 판매대 가지려면 수 억 원 필요…일부 노동당 간부 가족, 여러 개 차지
  • ▲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는 노동당 간부와 사법기관 간부들끼리 판매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관련 보도.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는 노동당 간부와 사법기관 간부들끼리 판매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관련 보도.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 추종세력들의 횡포가 북한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장마당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9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장마당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동당 간부와 사법기관 관계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웃기는 점은 노동당 중앙에서는 당 간부 가족과 사법기관 간부 가족들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사법기관과 노동당 간부의 권력은 곧 돈벌이를 의미한다는 말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며 “경제를 좌지우지 한다는 장마당에서 각 기관 간부들이 서로 ‘매탁(장마당 판매대)’을 차지하느라 권력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도 내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 판매대를 차지하면 웬만한 외화벌이 기업소와 맞먹는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서 “규모가 큰 장마당에서 판매대를 차지하려면 수십만 위안씩 보유한 부자가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요즘 장마당 판매대는 소유하고만 있으면 돈을 벌게 돼 있다”며 “규정 상 판매대는 본인 외에는 장사할 수 없게 돼 있으나 돈없고 힘없는 일반 주민들은 다른 사람의 판매대를 빌려 돈을 내고 장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수남 장마당을 관할하는 인민위원회 근로단체 부장의 부인은 장마당 판매대를 5개나 갖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노동당 간부와 사법기관 간부 가족들은 주민들이 뭐라고 하든 장마당 판매대를 더 차지하느라 경쟁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도 “노동당과 사법기관 간부 가족들은 장마당에서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분명히 있지만, 많은 간부들이 불법으로 판매대를 차지한 뒤 일반 주민들에게 빌려주는 식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힘 있는 간부들이 시장관리원과 짜고 위생관리나 판매규정을 들먹이며 생트집을 잡아 일반 주민들이 갖고 있던 판매대를 뺏는다”면서 “어떤 간부들은 차지한 판매대에 각종 상품을 진열한 뒤 일반 주민을 내세워 대신 장사를 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이런 불법행위를 노동당 중앙에 신고해도 간부들이 모두 무마시켜 결국 신고한 사람만 큰 피해를 입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에서는 북한 경제가 장마당에 의해 지탱되다시피 하고 있다는 점에만 주목해 장마당을 통해 외부정보를 유입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장마당’ 자체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른 경로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