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발의된 ‘북한여행금지법’ 통과 힘 얻을 듯…美국무부 “아직 결정된 사항 없다”
  • 2016년 2월 자신의 유죄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우는 오토 웜비어 씨의 모습.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2016년 2월 자신의 유죄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우는 오토 웜비어 씨의 모습.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지난 19일 오후 2시 20분(현지시간) 오토 웜비어 씨가 사망한 뒤 미국에서는 ‘미국인의 북한여행 금지’에서부터 ‘즉각적인 북한 응징’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연간 수천여 명이 북한 여행을 하는 것부터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큰 힘을 얻고 있다.

    美의회 분위기를 보면,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美하원에서 애덤 쉬프 의원이 발의한 ‘북한여행금지법안’ 통과가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애덤 쉬프 의원의 ‘북한여행금지법안’은 미국 국적자의 북한 관광을 전면 금지하고, 그 외의 방문 또한 美재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한파’로 알려진 에드 로이스 美하원 외교위원장은 오토 웜비어 씨 사망 소식 뒤 성명을 내고, “북한 여행 광고가 너무 많은 국민들을 북한으로 유인한다”면서 “북한 정권은 정기적으로 외국인들을 납치하고 12만 명의 주민을 강제수용소에 가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국민들의 북한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스테니 호이어 美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도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잔혹한 북한 독재정권이 웜비어 씨 살해에 책임이 있다”면서 “미국과 동맹은 김정은 정권의 이런 행동을 용납할 수 없으며,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美하원의원들은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에 대해 북한 김정은 정권에 책임을 물리고, 억류돼 있는 미국인들을 조속히 석방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크리스 스미스 美하원의원(공화)도 “미국과 국제사회는 오토 웜비어의 죽음에 연루된 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김정은 정권을 지원하는 기업과 나라들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돈 베이컨 美하원의원(공화) 또한 “북한은 웜비어의 부상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의 가족과 국제사회에 설명할 의무가 있다”면서 “북한 당국에 웜비어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신속히 추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美상원의원들도 美하원의원들의 ‘북한 책임론’과 ‘미국인 북한여행 금지’에 힘을 보탰다.

    밥 코커 美상원 외교위원장은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과 관련해 美MSN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으로 여행을 간 미국인들이 억류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인들의 북한여행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밥 코커 美상원 외교위원장은 “현재 3명의 미국인이 북한의 날조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고 억류 중”이라며 “북한 여행을 간 미국인들을 국가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동원해 데려오는 것이 최선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인이 북한에 의해 억류되는 원인 자체를 차단하자는 의견이었다.

    美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또한 “북한 정권이 미국인을 야만적으로 학대하고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착각한 것”이라며 “동료 상원의원들과 함께 북한 정권의 행태에 책임을 지우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최근 방한을 취소한 존 매케인 美상원 군사위원장은 “웜비어는 김정은에게 살해당한 것”이라며 “미국은 적이 자국민을 살해하는 것을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존 매케인 美상원 군사위원장은 “웜비어는 생애 마지막 날들을 강제노동, 기근, 당국에 의한 조직적 학대와 고문, 살인 등 북한 주민들을 70년 동안 괴롭혀 왔던 악몽 속에서 보냈다”며 오토 웜비어의 사망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 의한 살해라는 점을 강조했다.

  •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인들은 절대 북한여행을 가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美국무부-VOA 보도화면 캡쳐.


    美상·하원이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에 대해 북한 정권에 책임이 있으며, 이런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미국인의 북한여행을 하루빨리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美국무부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을 통해 “美국무부는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금지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에게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금지할 권한이 있기는 하나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 중이며,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그러나 국무부는 오래 전부터 북한에 대해 강력한 여행경보를 발령해 왔다”면서 “미국인들이 북한을 여행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웜비어 씨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고, 아직 억류돼 있ㅅ는 미국인 3명을 귀환시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조셉 윤 美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을 찾아 이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밝혔다.

    美상·하원의 주장에다 美국무부의 공식 발표에 따라,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의 북한여행이 금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적자의 북한여행이 금지될 경우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생활하면서 북한을 드나들며 김정은 정권과 그 체제를 찬양해오던 사람들 또한 방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