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자주적 안보' 강조… 한미동맹-사드 겨냥?
  • 참전용사들이 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7주기 6·25 행사에서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오던 날을…』로 시작되는 6·25의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참전용사들이 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7주기 6·25 행사에서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오던 날을…』로 시작되는 6·25의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67주년 6·25를 맞이해 청와대와 원내 여야 정당이 메시지를 낸 가운데, 전쟁의 침략주체를 언급했는지 여부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전쟁의 참상을 언급한 것은 공통적이었지만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보수 양당은 그러한 참상을 일으킨 세력이 어디인지 책임을 분명히 한 반면, 여타 논평에서는 침략주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자신의 SNS를 통해 6·25 메시지를 발표했다.

    "6·25 전쟁은 아픈 역사"라고 말문을 연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땅 대부분이 전쟁의 참상을 겪었고, 수백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했다"고 전쟁의 참상을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밝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같은날 "오늘은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7년이 되는 날"이라며 "남북간 강경대치 속에서 강대국이 북한을 조련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안보로는 한반도의 평화는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안보는 국가의 평화 구축을 위한 자주적 움직임"이라며 "이제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고 대한민국이 대화와 평화를 구축하는 자주적 안보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쟁의 참상을 강조한 반면 그 전쟁을 누가 일으켰는지에 관해서는 별도의 언급 없이 넘어간 집권 진보 세력과는 달리 보수 야당은 논평에서 전쟁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적시했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전국토와 국민의 삶을 황폐하게 했다"며 "다시는 이 땅에서 발생해서는 안될 역사의 비극"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전쟁 발발 당시 제일 먼저 참전해 3만97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며 "온 국민이 철저한 안보관으로 하나돼 굳건한 한미동맹 구축과 대북 억지력 강화에 노력할 때"라고 진단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북한의 무력도발로 촉발된 6·25 전쟁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초래했다"며 "공산주의가 빚은 전쟁의 참상은 동족이 저질렀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무자비하고 야만적이었다"고 치를 떨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과 만행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일으킨 대한민국을 또다시 전쟁의 화마로 무너뜨릴 수 없다"고 다짐했다.

    중도 성향의 국민의당은 손금주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북측의 전쟁 책임을 간접적으로 밝히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국이 폐허가 되고 1000만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3년 1개월의 전쟁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기꺼이 참전해줬던 17개국 유엔군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북한의 침략에 함께 맞선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67년이 흐른 지금도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민족의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며 "암흑 속에 갇힌 남북관계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잠겨들고 있다"는 우려를 통해 간접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당위성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