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순방 모드'…인선도 미룬 채 성공적 정상회담 연구 매진
  • ▲ 문재인 대통령(사진 왼쪽)은 미국 출국을 이틀 앞둔 26일,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했다. ⓒ뉴시스 사진DB(자료사진)
    ▲ 문재인 대통령(사진 왼쪽)은 미국 출국을 이틀 앞둔 26일,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했다. ⓒ뉴시스 사진DB(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모레부터 시작될 첫 외유(外遊)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 해외 순방으로는 취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순방 중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베푸는 공식 환영만찬에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공동성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동맹을 공고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일정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체류 중에 흥남철수작전에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은 미수복영토에 거주하던 중 6·25 전쟁 중에 전개된 흥남철수작전 때 미 군·민의 도움으로 적지를 탈출, 거제도로 월남하는데 성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때 피난한 부친을 따라 거제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라났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의 최대 난제였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청와대 측에서는 한미 양국 간에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된 뒤, 올해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까지 배치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배치 자체에 대해서는 이미 보고받고 이해를 했다는 의미다. 즉, 환경영향평가는 순수한 국내적 절차로,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사드 배치 합의 자체를 뒤집을 일은 없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이뤄진 한미 양국 외무장관 간의 통화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한국 내의 민주적 절차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장관의 "사드 배치를 중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민주적 절차와 정당성을 담보하기 위해 내부절차를 취하는 것"이라는 설명에 대한 답변이었다.

    대통령이 직접 취임 이후 보고받은 바에 따라 사드 배치 자체를 존중할 뜻을 밝히고 외교장관이 이를 양국 외무장관간 통화에서 부연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해 미국 측의 "존중한다"는 메시지까지 접함으로써 사드와 관련한 '절차적 조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양해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최대 난제였던 사드 배치에 대해 양국 간에 어느 정도 물밑교감이 이뤄진 게 사실이라면 사전정지작업은 막판에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미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분위기의 여세를 몰아 자신의 취임 이후 외국 정상과의 첫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심혈을 다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초빙해 1대1로 자문을 받은데 이어, 이날은 전직 주미대사들을 초치해 다시 한 번 자문을 구했다.

    순방 전에 아직 공석인 보건복지부장관과 산업자원부장관에 대한 인사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다른 모든 일정을 미뤄두고 미국 순방과 정상회담 준비에만 '올인'하는 듯한 모습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실상 '순방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웬만한 국내 현안은 국무총리에게 일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낙연 총리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부터 '순방 모드'로 돌입해 자신은 한미정상회담 준비 등 외교·안보 현안에 집중할테니, 국내 현안은 총리가 맡아달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보인다.

    각각 이날 오후와 내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릴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도 청와대 참모들과 내각 각료들을 향해, 자신이 미국 순방을 가 있는 동안 국내에서의 국정 현안을 잘 챙겨달라는 내용의 당부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