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요구, 3월 초까지 말레이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유"
  • 지난 3월 7일 유튜브에 뜬 동영상 하나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에 의해 암살당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이 나와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사진은 관련영상 일부.ⓒ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 지난 3월 7일 유튜브에 뜬 동영상 하나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에 의해 암살당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이 나와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사진은 관련영상 일부.ⓒ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한솔 씨가 현지 당국에 아버지 시신을 북한에 넘겨주지 말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日‘아사히 신문’은 복수의 말레이시아 소식통을 인용, 김한솔이 지난 3월 초 이 같은 요청을 하는 한편 시신 신원 확인 작업에 협조하고 있었다고 2일 보도했다.

    日‘아사히 신문’이 접촉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한솔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 직접 말레이시아에서 시신 인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시신은 화장을 했으면 좋겠다. 화장 방법과 이후 유골 처리는 말레이시아 당국에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한솔은 그러면서 “(다만)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삼촌 김정은과 북한 당국에 인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日‘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김한솔의 요구는 지난 3월 초까지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솔은 시신의 신원확인을 위해 말레이시아 당국에 협조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3월 초 김한솔의 가까운 친척으로부터 그의 DNA 샘플을 전달받았고, 감정결과 시신이 김정남임을 확인했다.

    다만 김한솔의 요구는 지켜지지 못했다. 이는 북한의 ‘인질외교’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당초 김정남 시신 인도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싸고 ‘한국-말레이시아 정부 결탁’ 음모론을 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내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과의 단교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특히 지난 3월 5일 말레이시아가 강철 북한 대사를 추방키로 결정함으로써 단교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렸었다.

    그러나 북한은 3월 7일 북한에 있는 말레이시아 국민 11명의 출국을 금지시키며 인질외교를 협상 카드로 내밀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북한 외교관 출국 금지라는 맞수로 대응했다.

    하지만 북한과 대립 구도를 이어가던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언론이 외교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3월 13일 북한과 협상을 시작했다.

    결국 3월 30일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민 귀국을 조건으로 김정남 시신을 북한에 돌려보내라”는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정남 시신은 두 차례 방부 처리 과정을 거친 후 같은 달 31일 항공편으로 북한에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