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BBC “오바마 정부가 시행한 ‘로또식 영주권 부여’ 폐지, 영주권 취득 경쟁제 도입”
  • 지난 2일(현지시간) 美백악관에서 톰 코튼 美상원의원과 데이빗 퍼듀 美상원의원이 발의한 '이민 개혁법안'을 소개하며 칭찬하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블룸버그 TV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일(현지시간) 美백악관에서 톰 코튼 美상원의원과 데이빗 퍼듀 美상원의원이 발의한 '이민 개혁법안'을 소개하며 칭찬하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블룸버그 TV 관련보도 화면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향후 10년 동안 미국이 받아들이는 영주권자 수를 50% 가량 줄이는 내용의 법안을 공개했다고 美현지 언론과 세계 주요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英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美공화당 상원의원인 ‘톰 코튼’과 ‘데이빗 퍼듀’가 공개한 법안은 기존의 이민제도를 전면 개정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이민자 자격을 규정해 그 수를 대폭 줄인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英BBC는 “톰 코튼 상원의원과 데이빗 퍼듀 상원의원이 지난 2일 백악관에서 공개한 법안은 미국 영주권을 로또 당첨하듯 다양한 이유로 주지 않도록 하고 난민에게 영주권을 주는 데에도 고삐를 쥐게 하는 것”이라며 “미국 이민제도 개혁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英BBC 보도에 따르면, 美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발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한 이민 개혁법안은,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매년 11만 명으로 늘려놓은 영주권 쿼터를 다시 기존의 5만 명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민 신청자 가운데 매년 5만 명에게 로또처럼 추첨을 통해 영주권을 주던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英BBC는 “美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만 105만 1,031명이 미국 영주권을 얻었다”면서 “이번에 공개된 법안이 시행되면, 미국 시민권을 얻은 사람이 자신의 가족들이나 성인이 된 자녀를 초청한 뒤 영주권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쓸모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법안을 보고 “지난 반세기 동안 있었던 이민제도 개혁 가운데 가장 뛰어난 법안”이라고 칭찬하며 “미국으로 이민 오는 사람들을 경쟁시키는 과정을 통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우선권이 돌아갈 것이며, 이 과정을 통과해 이민 오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미국 경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英BBC는 “이날 스테판 밀러 美백악관 선임 고문은 브리핑을 통해 ‘가족을 통해 쉽게 영주권을 얻는 사례’를 제한할 것이라며, 美정부는 호주 방식으로 이민제도를 개혁하려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英BBC에 따르면, 스테판 밀러 美백악관 선임 고문은 미국 기업에 고용된 외국인 방문 근로자들이나 일시 방문 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영주권을 주는 일이 없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 기간 동안 밝혔던 것처럼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 이민자가 들어오고 그 틈으로 마약 밀매가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장벽을 건설하는 일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英BBC는 “트럼프 정부는 지난 6월, 美연방대법원에서 ‘테러 관련 이슬람 6개국 국민에 대한 입국 및 이민 보류 행정명령’의 효력을 일부 인정받는 중요한 승리를 거둔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법안이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저항을 극복하려면 긴 과정이 걸릴 듯하다”며 법안의 시행 여부에 대한 예측은 보류했다.

    트럼프 정부에 반대하는 美주요 언론들은 이번 법안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시행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 특히 갖은 고생 끝에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은 중남미·아프리카·아시아 출신 미국인들은 오히려 이번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 온 불법 이민자들이 저임금 단순노동직 일자리를 빼앗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마약 카르텔의 ‘인신매매 네트워크’를 통해 밀입국한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들이 각종 범죄와 연루되는 탓에 합법적으로 이민을 온 멕시코 등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의 사회적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