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교육 필요한 초등학생에게 웬 오픈북?" 네티즌 와글와글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등 시국선언을 한 서울지역 교사 14명의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대해 징계의결요구를 철회했다. ⓒ공준표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등 시국선언을 한 서울지역 교사 14명의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대해 징계의결요구를 철회했다. ⓒ공준표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검토 중인 ‘초등학교 오픈북 시험 도입’을 두고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상에선 “기본적인 암기교육이 필요한 초등학교에는 맞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학교 시험을 오픈북으로 치르면 어떨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평가혁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오픈북 도입을 포함해 과정중심 평가, 서술·논술형 평가 등 다양한 대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네티즌 사이에선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창의성과 논리력도 생기는 것인데 초등학교 시험부터 오픈북을 적용하는 것은 교육을 망치는 지름길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쏟아졌다.

    “아이들이 모두 바보가 되겠네요. 대놓고 컨닝할 수 있으니 공부를 더 적게 하게 되겠군요.” - 네이버: 스**

    “오픈북이 괜찮은 과목이 있고 아닌 과목이 있다. 고등학교 이하 아이들은 암기가 더 좋다고 보인다. 이해하고 알고리즘이 서야 양질의 답을 찾을 수 있다.” - 네이버: 달빛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오픈북 시스템을 도입하면 시험 난이도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다만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업 수준과 시험 범위(20페이지)를 고려할 때 난이도가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학교 시험은 단답형이 아니고 학생들이 답안지에 수험자의 개인적 소견이나 논증 등이 들어가 오픈북이라는 기법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객관식 시험이 주를 이루는 초등학교 교과에 오픈북을 도입하면 바보가 아니라면 공부하지 않고도 90점 이상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 네이버: FasK**

    “오픈북 시험을 보게되면 학생들 입장에서 시험 공부를 더 적게할 수 있어서 좋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성공의 열매가 적다.” - 네이버: tobe****

    서예원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픈북 시험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가 안 됐지만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을 모아둔 교과서만큼은 체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의 시각도 대체로 비슷해보였다.

    여론조사 결과 다수의 국민들이 ‘오픈북 시스템’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7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오픈북 시험이 학생들의 창의력이나 사고력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의견이 37%로 가장 많았다. ‘보통’ 이라는 견해는 33%, ‘동의한다’는 30%로 집계됐다.

    ‘오픈북 시스템 도입이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묻자 응답자의 46%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보통 수준일 것’이라는 응답은 31%, 오픈북 시험의 도입이 학력 저하와는 무관할 것이라는 입장은 22%에 그쳤다.

    ‘초중고 선생님들이 오픈북 시험을 평가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보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47%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긍정적인 입장은 16%에 불과했다.

    또 다른 문제점도 있다. 오픈북에 따른 시험 형태의 문제다.

    만약 오픈북 시험이 논술형으로 출제되면 사교육비 부담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조희연 교육감이 3주년 기자회견에서 “사교육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논술학원 비용은 일반학원에 비해 과목당 최소 3배에서 10배까지 더 비싸다. 논술수업의 특성상 소규모로 운영되고 학생들을 일대일로 첨삭지도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단가가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오픈북 시험 도입이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 증가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