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당력 집중해 적폐 청산할 것" 반발… 정치권은 민생 현안 발목 잡힐까 '우려'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정부의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감시할 국정원 개악저지특위를 당내에 구성하는 등 여야의 과거사 전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은 8일 현 정부의 국정원 개혁 방향과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활동을 감시할 개악저지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적폐청산 TF팀의 활동이 보수 정권 10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치보복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이 추진하는 적폐청산 작업은 일방적이고 편파적이며 정치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든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개악저지특위를 통해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철우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정원 적폐청산TF를 통한 정부의 정치보복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진실 규명은 필요하지만 과거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 댓글부대 등과 관련해 "대부분 알려진 사건들이고 재판에 계류 중인 것도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기관의 이야기는 조용히 처리해야 하는 데 이것을 마치 정치 행위 하듯이 하고 있어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행위의 목적이 지난 정부에 대한 깍아내리기 잘못된 정치에 대한 보복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국당은 국정원 TF에서 선정한 13개 조사 리스트를 재검토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국회차원의 국정조사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가 국정원 개혁의 하나로 대공수사권폐지 등을 추진하려는 것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국정원 개악저지특위에 대해 "개악 저지가 아니라 개혁 저지"라고 맹비난 했다. 

    추 대표는 "(한국당이)국정원 개악 저지 TF 구성했다는 어이없는 소식에 경악 금할 수 없다"며 "보수 정권 9년간 망가질 대로 망가진 국정원을 어떻게 더 망가트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적폐청산위원회를 중심으로 부정부패, 갑질 등 적폐 청산을 위해 당력을 모으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여당에 맞서 한국당이 좌파정권 10년의 구호를 내걸고 과거사 청산을 주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과거사 들추기 신호탄을 울리자 "과거사를 보려면 노무현 정권때 바다이야기부터 봐야한다"고 반발했다. 바다 이야기는 노무현 정부 시절 논란이 됐던 불법 도박게임으로,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실세들이 이 게임 유통·제작 과정에 깊이 연류돼 있다는 의혹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는 애꿎은 일반국민들에게 여야의 과거사 전쟁의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여당과 제1야당의 관심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민생 현안이 눈에 들어올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