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련 상인 "北노동자, 中노동자보다 매일 30% 더 생산, 임금은 절반"
  • 중국 의류 제조업체들이 북한에서 만들어진 의류에 자국 상표를 붙여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관련 英'로이터' 기사 일부.ⓒ英'로이터' 홈페이지 화면캡쳐
    ▲ 중국 의류 제조업체들이 북한에서 만들어진 의류에 자국 상표를 붙여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관련 英'로이터' 기사 일부.ⓒ英'로이터' 홈페이지 화면캡쳐

    중국 의류 제조업체들이 북한에서 생산한 의류를 자국 상표를 붙이고 중국산으로 속여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英‘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지역의 한 사업가의 전언을 인용, 지난 12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 사업가는 英‘로이터’에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주문을 받고 있다”면서 “단둥에 있는 수십 개 의류 대리점들은 중국 의류 공급업체 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러시아에서 온 바이어와도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사업가는 “가끔 최종 바이어가 (그들이 수입하는) 의류가 북한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다”면서 “이는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호주 스포츠의류 업체 ‘립 컬(Rip Curl)’은 북한 대동강 의류회사가 생산한 2015년 겨울용 의류를 중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립 컬’ 측은 “한 제조사가 무허가 하청업체에게 맡겨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공식사과했다.

    이를 두고 단둥의 상인들과 대리점들은 英‘로이터’에 “널리 퍼진 관행”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평양에 살았던 한 중국인 무역업자는 英‘로이터’에 “북한에서 의류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최대 75%까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英‘로이터’에 따르면 북한 의류제조 공장은 신의주와 평양 외곽에 위치하고 있으며, 상품화 과정을 마친 제품들은 때때로 배편을 통해 북한에서 중국으로 옮겨진다고 한다고 한다.

    중국 의류 제조업체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높은 생산성과 낮은 임금 때문.

    英‘로이터’에 따르면, 단둥의 한 의류제조 공장은 북한 노동자 40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임금은 2,000위안(한화 약 34만 원) 정도로 중국 노동자 임금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북한 노동자들은 임금의 3분의 1만 소유할 수 있으며, 나머지는 북한 당국에 바친다고 한다.

    대련(大連)에 있는 한 사업가는 英‘로이터’에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노동자들보다 매일 30% 많은 옷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북한 노동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화장실을 가는 것은 공장의 전체 생산라인을 늦추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사업가는 “북한 노동자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중국 노동자들과 다르다”면서 “북한 노동자들은 그들의 지도자와 나라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추가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섬유·의류 제품은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한무역투자 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북한산 섬유는 석탄에 이어 2016년 북한이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으로 7억 5,200만 달러(한화 약 8,567억 원)를 수출했다고 한다.

    때문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