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바로 ‘죽음’ 또는 ‘항복’일 텐데...
  •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게 되는 것”
      굳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히시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나라와 국제 사회에서 북녘 핵미사일과 관련한 이른바 ‘레드 라인’(red line)의 수준이라고들 했다. ‘통상적’(通常的)으로 국제관계에서는 ‘적성국가’(敵性國家)가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판단하면 외교적·협상 수단 대신 무력(武力)이나 군사적 방법을 동원한단다. 

      그러나... 북녘이 ‘핵탄두 ICBM’을 완성하게 되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북녘의 세습독재자가 ‘핵탄두 ICBM’을 완벽하게 손아귀에 쥔다는 건, 곧 이 나라에 대한 양키나라의 ‘핵우산’이 찢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 ‘핵우산’이 찢어지면, 이 나라는 고스란히 북녘 세습독재자의 핵위협과 마주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국제관계에서 ‘핵무장 국가’와 ‘비핵(非核) 국가’ 간 맞짱뜨기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한다. ‘비핵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①엉겨 붙다 죽는다 ②두 손, 두 발 모두 들고 항복한다는 두 가지 경우 밖에는 없다고. 
      따라서, ‘핵탄두 ICBM의 무기화’는 ‘레드 라인’이 아니라, 곧바로 이 나라의 ‘죽음’ 또는 ‘항복’ 중의 하나를 의미할 뿐이다. 즉 ‘레드 라인’은 그저 교과서에 긋는 밑줄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만다. ‘레드 라인’에 들어서는 순간 무력이나 군사적 방법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   그러면 북녘 세습독재자의 입장에서는, 선대(先代)부터 줄기차게 절치부심(切齒腐心)해 온 이른바 ‘대남 선군혁명’(對南 先軍革命)의 완성이 눈앞인 것이다. 
      즉, 핵과 미사일을 지렛대로 남녘의 ‘양키군대’를 이 나라에서 물렀거라 하고, “우리민족끼리” 기치 하에 북녘 세습독재자가 주도권을 쥐는 ‘연방제 통일’을 성사시킬 수 있게 된다. ‘양키군대’가 물러간 후에는 수틀리면 남녘을 핵무기로 쓸어버려도 되고... 
      뛔국이 내세우는 ‘평화협정과 비핵화 병행’이라는 이른바 ‘쌍궤’(雙軌)의 결말도 어차피 그 방향일 테니 나중에 가서 못 이기는 척하며 받으면 될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양키나라 안에서도 “한미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온다고 언론이 떠들어대지 않는가.

      그런데도 이 나라에서 위와 같은 ‘레드 라인’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걸로 미루어...

      북녘의 세습독재정권이 머지않아 ‘핵탄두 ICBM’의 실전 배치를 앞두고는 있지만, 그건 양키나라와 거래에서 나오는 파생상품 정도일 뿐이라고 여기는 남녘의 ‘간(肝)이 배 밖에 나오신’ 분들이 쌔버린 듯하다. 
      또한 북녘의 ‘너그러운 세습독재자님들’께서 그간 남녘의 ‘우리민족’을 가상히(?) 여겨서, 특히 그에 부응한 이 나라 ‘평화·인도주의자’ 분들의 눈물어린(?) 호소에 감읍하여 남녘에 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에는 결코 핵탄두 탑재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는 분들이 아직도 꽤 여럿인가 보다. 물론 여차하면 북녘 세습독재자의 수하(手下)가 되는 길을 흔쾌히 걷겠다는 ‘애국[愛 좃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사’들도 섞여있고.
      허긴, 그 분들에게 남북관계는 ‘통상적’인 국제관계가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우리민족끼리”이며 오로지 ‘대화’(對話)와 ‘교류·협력’의 대상이니까...
  •   그래서 그런지, 참외밭에 ‘임시’(臨時) 배치하기로 한 ‘사드’(THAAD)마저 그저 그렇게 유야무야 될 듯한 예감이 대갈통을 스친다. 이 나라 국방부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심뽀이지 싶다. 엊그제 참외밭에서 열릴 예정이던 ‘사드 일반 환경평가 공개토론회’가 “촛불 천하”를 외치는 이 나라 ‘평화·인도주의자’들의 방해로 무산되고 나서도, “사드 배치의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힐 정도이니 말이다.
      아마 북녘의 핵미사일도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높인 후에나 날아다닐 모냥이다. 더군다나...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
      취임 100일을 이 나라 국민들(?)의 환호 속에 맞으신 국군통수권자의 ‘결연한 의지와 날카로운 예지력(豫知力)’도 반영되었을 테고...
      그·리·하·여...

      “전쟁을 결심하지 못하면, 노예가 되거나 결국 전쟁을 피할 수 없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

      “상대의 야심(野心) 탓만으로 존망(存亡)의 위기에 몰렸던 나라는 드물다.
       이쪽의 방심(放心)이 상대의 야심에 맞장구쳐줘야 한다”

      이런 말씀을 주워섬긴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이른바 ‘현자’(賢者)라는 이들은 모두 뻥을 쳤거나, 미친XX가 되고 말았다.   서기 2017년[단기 4350년] 8월 즈음, 이 나라에서는...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