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시하지 않겠다” “예의 주시하겠다” 연발하는 한국과 대조
  • 지난 7일 오전 2시 42분(현지시간) 공습을 당한 시리아 마샤프 과학연구개발센터 모습. ⓒ트위터 사진 캡쳐-타임 오브 이스라엘
    ▲ 지난 7일 오전 2시 42분(현지시간) 공습을 당한 시리아 마샤프 과학연구개발센터 모습. ⓒ트위터 사진 캡쳐-타임 오브 이스라엘


    지난 7일 오전 2시 42분(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 마샤프 인근에 있는 알 아사드 정권의 군사시설이 폭격을 당했다.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며 맹비난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美AP통신과 英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들도 이스라엘 군이 시리아를 공습했음을 기정사실로 보도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카타르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군사시설을 공습한 데 대해 알 아사드 정권이나 이슬람 무장조직 관련단체의 발표를 인용하고 있다. 반면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전직 정부관료들을 인용해 “이번 공습은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장을 파괴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공습한 시리아의 군사시설은 화학무기 생산 공장인 ‘과학연구개발센터(CERS)’로, 이번 공습은 2007년 9월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 핵시설을 폭격한 지 10년 만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시리아 ‘과학연구개발센터’는 화학무기뿐만 아니라 정밀유도 미사일도 만들어 내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과학연구개발센터’를 공습하기 전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고 한다.

    몇 주 전에는 헤즈볼라 두목인 하산 나스랄라가 시리아 다마스커스를 방문했고, 2주 전에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정상이 러시아 소치에서 회담을 가졌다. 공습 며칠 전에는 올해 초 ‘사린가스’로 민간인을 공격한 것이 알 아사드 정권이라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런 일련의 움직임 끝에 이스라엘이 시리아 화학무기 공장을 공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음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헤즈볼라와 이란 등의 적대 세력이 시리아를 방문해 화학무기를 도입하는 것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기관의 보고를 토대로 상황을 계속 주시했던 정황에 대해 전했다.

    그 중 하나는 아만(이스라엘 군정보국)의 국장을 지냈던 아모스 야들린 예비역 중장의 트윗이었다. 아모스 야들린 예비역 중장은 트윗에서 “이번에 공습목표가 된 시리아의 군사과학센터는 정밀 유도무기를 생산한 곳으로, 다음 번 분쟁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여겨졌다”고 주장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지난달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했던 말에도 주목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우리의 적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과거에 우리는 행동하기 전에 그 누구의 승인도 받은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러시아에 우리의 정책을 미리 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이제는 폐허가 된 시리아 마샤프 CERS의 위성사진. ⓒ구글 어스 캡쳐-타임 오브 이스라엘
    ▲ 이제는 폐허가 된 시리아 마샤프 CERS의 위성사진. ⓒ구글 어스 캡쳐-타임 오브 이스라엘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화학무기 공장을 공급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지난주 하산 나스랄레 헤즈볼라 두목이 시리아 다마스커스를 방문해 알 아사드 정권으로부터 해당 시설에서 생산한 무기를 수입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멸망을 외치는 헤즈볼라는 현재 10만 발의 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명중률이나 파괴력이 떨어지고 대부분 이스라엘 군이 요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시리아로부터 정밀 유도 미사일에다 화학무기까지 도입할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시리아 휴전을 협상 중인 러시아와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으로 그들의 노력이 허사가 됐다고 비난하겠지만, ‘레드 라인’을 넘은 적을 공격한 이스라엘 정부는 이런 비난을 무시할 것”이라는 야들린 예비역 중장의 말을 덧붙였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의 보도처럼 이스라엘은 비공개로 ‘레드 라인’을 정해놓고, 적이 이를 넘을 경우에는 경고 없이 바로 타격하면서 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과 매우 흡사한 상황에 처해있는 한국은 ‘레드 라인’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는가 하면 ‘주적’인 북한이 이를 넘어도 응징하기는커녕 오히려 ‘레드 라인’을 뒤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