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6,000억' 강조한 언론노조 행태에 "수신료 내고 재방만 봐야 하나" 비난 쇄도
  • ▲ 4일 총파업에 돌입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4일 총파업에 돌입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지상파 방송사 총파업이 열흘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인기 프로그램의 '결방 도미노' 사태가 이어져 시청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언론노조 MBC·KBS 본부(이하 언론노조)는 일체 프로그램 제작 거부를 선언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 여파로 각종 시사·교양·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결방을 맞고 있는 것이다.

    14일 언론노조 KBS 본부에 따르면 15~16일 양일 간 녹화가 예정됐던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이 총파업 영향으로 인해 녹화가 잠정 취소됐다.

    '1박2일' 제작진 6명이 모두 언론노조 조합원으로 총파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국민 예능으로 손꼽히던 '1박2일'이 파행을 맞은 것은 2012년 파업 이후 5년 만이다. 지난주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부장급 간부들이 이미 촬영된 방송 분량을 편집해 프로그램을 정상 방영시켰다.

    그러나 결국 예정돼 있던 녹화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면서 '1박2일'은 상당 기간 방송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획에서 촬영까지 최소 두달 이상 긴 호흡으로 이뤄지는 녹화 특성상, 이번 파업은 향후 몇 달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KBS에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세우자는 파업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며 "KBS의 정상화가 이뤄진 뒤 시청자들에게 더 건강한 웃음을 드리겠다"고 촬영 중단의 명분을 강조했다.

    '1박2일' 뿐만 아니라 KBS 인기 예능 중 하나인 '해피투게더',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음악방송 등도 현재 결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간판뉴스인 'KBS뉴스9'과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축소 방송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볼거리로 꼽히던 예능까지 결방되자 참다 못한 시청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트윗에는 "일요일엔 무조건 1박보며 깔깔거렀는데. 왜 파업하는지? 월급도 많이 받으면서(skyw****)", "결방하면 종편 예능 봐야겠다. 시청자들 볼모로 파업은 하지말지 실망이다(piag****)" , "난 파업 응원 안하는데?(sin2**** )" 등의 원성이 쏟아졌다.

    언론노조는 그동안 "KBS는 6,000억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라며 파업의 정당성과 명분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무더기 프로그램 결방 사태를 두고 시청자를 볼모로 한 '제 밥그릇 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시청자들 사이에선 '수신료 환불' 주장까지 쇄도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파업으로 인한 예능 결방 소식에 각 포털게시판에는 "시청자가 봉입니까? 티비 수신료내고 매번 재방 돌려서봐야 하고 뭐하자는 겁니까. 9월 수신료 안내도 되겠네요. 안그래도 티비보지도 않는데 아까워 죽겠네 짜증(yyjj****)",  "이참에 KBS 문 닫고 시청료 회수하자(0his****)",  "지지는 하는데 수신료는 받지 말라니깐?(d3rd****)"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파업이 불러일으킨 '예능 파행'을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보다는 "예능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파업에 돌입해도 월급이 나오는 정규직 직원에 비해 외주 계약직 스태프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방송국 현실을 감안한 비판이다.

    아이디 <py07****>은 "적폐청산? 민주노총과 같은 정치집단과 귀족노조가 하청업자 비정규직 피 빨아 먹는 진짜 적폐다. 그냥 1박2일 폐지해라"며 파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나야 안 보면 그만이지만 100여명 스태프는 외주 계약직인데 졸지에 밥그릇 끊길듯(asic****)",  "불법파업이면 다 자르고 새로 직원뽑아라! 빨리!(lyh0****)"라는 주장도 볼 수 있었다.

    '방송 어용화'로 시청자의 시청권까지 빼앗았다는 규탄 목소리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요즘 노조가 진정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사람이 있을까? 정치노조 한심하다(gomb****)",  "방송 어용화로 文 정권 시녀 노릇하려고 파업 중임, 그냥 방송국 문 닫아라. 다른 채널 볼 거 많다(shin****)",  "민주당에서 만든 방송장악 문건에 대해서는 노조가 암 말도 안하냐? 어차피 전 정권에서 임명한 임원들 다 내쫓고 언론 장악하겠다는 건데 노조는 왜 시청자의 시청권까지 뺏으면서 파업질인지(sunn****)"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이같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언론노조 측은 "시청자들에게는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따가운 눈총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KBS 뿐만 아니라 MBC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표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나혼자 산다', '라디오스타' 등은 모두 제작 중단에 들어갔고 현재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중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 파업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시 자칫 수신료 거부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시청자 반응은 모르겠고 내 월급만 받으면 된다는 식의 파업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는 안일한 노조 행태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