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北외무상, 김정은 성명 이후 기자들 질문에 대답
  • 1946년 7월 25일 태평양 비키니 환초 주변에서 실시한 '크로스 로드-베이커' 작전의 수중 핵실험. 당시 핵분열 폭탄을 사용했으며, 폭발력은 23kt이었다. 그럼에도 주변에 길이 100m가 넘는 배들을 모두 집어 삼킬 정도의 해일이 일어났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1946년 7월 25일 태평양 비키니 환초 주변에서 실시한 '크로스 로드-베이커' 작전의 수중 핵실험. 당시 핵분열 폭탄을 사용했으며, 폭발력은 23kt이었다. 그럼에도 주변에 길이 100m가 넘는 배들을 모두 집어 삼킬 정도의 해일이 일어났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김정은이 22일 직접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을 비난·협박하는 성명을 내놓은 가운데 북한의 다음 번 도발은 태평양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주장이 北장관급 인사의 입에서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유엔 총회 참석차 美뉴욕에 온 리용호 北외무상은 이날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의 성명에 대해 묻자 ‘아마 역대급 수소폭탄 시험을 태평양에서 하는 것이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리용호 北외무상은 숙소인 美뉴욕 맨해튼 호텔 앞에서 기자들에게 “어떤 조치가 될 것인지는 우리 국무위원장(김정은) 동지께서 하시는 일이라 잘 모른다”면서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은은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내용과 관련해 직접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김정은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대미 협박에 대해 부하인 리용호 北외무상의 발언이 100% 맞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 그의 말처럼 북한이 다음 번 도발로 태평양 상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한다면 그 여파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1963년 8월 5일 소련 모스크바에서 미국과 소련, 영국이 모여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을 체결한 뒤 미국과 소련의 요구에 따라 전 세계 핵보유국들은 지상 핵실험을 금지해 왔다. 1955년부터 태평양 등에서 실시한 핵실험 때문에 방사능 오염이 심각하다는 과학계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만약 김정은이 다음 번 도발로 ‘태평양 상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한다면,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에 대한 도전이 되기도 한다.

    또한 전 세계 핵보유국은 ‘국제적 합의’를 따르며 ‘공포의 균형’을 지켜가느냐, 아니면 북한의 편에 서서 ‘무제한 핵보유 경쟁’에 나서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리용호 北외무상의 유엔 기조연설이 당초 예정일보다 하루 연기된 23일 오후에 있을 것”이라며 “일정 연기가 북한이 요구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