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한산 잣, 미술품, 中당국 제재 전혀 안 받아”
  • 2006년 만수대 창작사가 내놓은 北회화 '불꽃놀이 축제'. ⓒ美허핑턴 포스트 北미술품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06년 만수대 창작사가 내놓은 北회화 '불꽃놀이 축제'. ⓒ美허핑턴 포스트 北미술품 관련보도 화면캡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EU 등의 독자 대북제재로 외화벌이가 어려워진 북한이 새로운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잣과 미술품은 중국 내에서 인기가 높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중국 소식통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의 가을철 효자 수출상품인 잣이 올해에도 중국에 대량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북한산 잣은 금수품목이 아닌데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탓에 북한의 외화벌이 주요 품목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무역상 또한 북한산 잣 수입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들여온 한 트럭 분량의 잣을 구입하려 상담을 하고 있는데, 북한 측이 요구하는 금액이 터무니 없이 높아 아직도 상담을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무역상들에게 잣 1kg당 30위안(한화 약 5,150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산 잣 1kg이면 900~1,070알이 들어 있고, 수율(단위 당 실제 물품 생산비율)은 85~90% 가량 된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걸 중국산 잣과 가격 비교를 해보면 얼마나 이익이 날지 계산하기도 힘들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잣 소비자 가격은 도정을 마친 것이 1kg당 100위안(한화 약 1만 7,150원)으로, 북한 측이 주장하는 수율과 달리 쭉정이가 많이 섞인 북한산 잣이 도정을 마칠 경우에는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화교 소식통은 북한산 잣의 수율이 낮은 이유로 북한 당국이 여물지도 않은 잣을 서둘러 수확해 수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내에서는 수확철이 되면, 잣을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 많아, 외화벌이가 급한 북한 당국이 서둘러 수확을 하기 때문에 쭉정이가 많이 섞여 나온다는 설명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같은 날 “중국에서 북한 미술품 인기가 급증함에 따라, 경매 회사와 화랑에서 북한 그림 전시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하이 무역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KOTRA는 보고서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수대 창작사’를 제재하고 있지만, 이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KOTRA에 따르면, 中베이징에서 열린 북한 미술품 경매에서 120개 출품작 가운데 116개가 팔리고, 베이징의 북한 미술품 전문 매장이 인기를 끌자 그 가격 또한 많이 올랐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몇 백 위안에 불과했던 북한 미술품이 최근에는 작품에 따라 수십만 위안에 팔리기도 한다고. 그럼에도 북한의 유화와 보석화는 중국에서 “1류 수준 작품이 3류 가격에 팔린다”고 평가돼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실제 북한은 中베이징, 상하이, 광둥, 산둥, 텐진, 랴오닝 등에서 여러 차례 북한 예술전을 열었으며, 경매를 통해 작품을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2014년 12월 충칭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북한 미술품의 최저가가 8,000위안(한화 약 137만 2,000원), 최고가가 8만 위안(한화 약 1,372만 원)을 기록했으며, 2013년 베이징에서 열린 경매에서 팔린 북한 미술품은 80만 위안(한화 약 1억 3,720만 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실제로 中진챠오 미술관 홈페이지를 보면, ‘수련’이라는 북한 미술품 가격이 20만 위안(한화 약 3,43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면서 “중국 내에서는 북한 미술품이 온라인을 통해서도 판매되는 등 대북제재와는 무관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1959년 설립한 ‘만수대 창작사’는 북한 최대규모 예술창작단체로, 지난 10년 동안 동상·건축물 등 각종 예술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가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811억 원)에 달한다”면서 “KOTRA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이 미술품으로 외화벌이를 하는 것도 제재를 가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를 필두로 미국, EU, 호주 등 세계 각국이 대북제재에 나서면서 외화벌이 통로를 잃은 북한은 최근 수출용 석탄과 수산물 등을 국내 장마당에 판매하고, 해킹 등 사이버 범죄로 돈을 뜯어내는 등 다른 ‘외화벌이 수단’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