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계자 "해외연사 발언은 서울시 입장 아냐" 해명국내 연사 "여성비하 탁현민, 아직도 청와대에 있어" 작심 비판
  • ▲ 24일 오전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서울시 주최 '2017 미래혁신포럼 제3세션 : 페미니즘과 LGBT 그리고 민주주의'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뉴데일리.
    ▲ 24일 오전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서울시 주최 '2017 미래혁신포럼 제3세션 : 페미니즘과 LGBT 그리고 민주주의'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뉴데일리.



    '일상 속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서울시가 '동성애·페미니즘' 관련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일부 참석 연사가 "초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소수자 교육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23~24일 이틀에 걸쳐 서울시청 및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2017 미래혁신포럼: 혁신의 담대한 시도 민주주의와 사회 혁신'을 개최했다.

    24일 열린 '세션3: 페미니즘과 LGBT 그리고 민주주의' 부문에는 레즈비언임을 자청하는 해외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와 관련 국내 연사들이 참석했다. LGBT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를 각각 이르는 약어로 성소수자들을 통칭하는 단어로 통한다.

    이날 해당 세션 첫 연사로 등장한 '제니퍼 루'는 자신을 레즈비언이라고 밝히며 "(저는) 2003년부터 성소수자 운동에 동참하게 됐고 어떤 성적 성향을 가지든 정치성을 갖든 차별 받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제니퍼 루는 2003년부터 대만 통지핫라인 협회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주장해 온 활동가로, 현재 대만 동성결혼연합의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 대만에서 열린 성소수자축제 영상을 보여주며 "민주사회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해당 영상에는 축제 참가자들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동성애와 성소수자 권리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 ▲ 24일 오전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서울시 주최 '2017 미래혁신포럼 제3세션 : 페미니즘과 LGBT 그리고 민주주의'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뉴데일리.
    ▲ 24일 오전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서울시 주최 '2017 미래혁신포럼 제3세션 : 페미니즘과 LGBT 그리고 민주주의'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뉴데일리.

     

    '제니퍼 루'는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된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2004년 LGBT 교육을 받았던 초등학생들이 이제는 20대가 돼 동성애 관련 정책을 열렬히 지지한다"며 "젠더 이슈와 관련한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 사회 분위기와는 다소 동떨어진 발언이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위례별초등학교에서 한 여교사가 아이들에게 '퀴어축제' 영상을 보여줘 엄청난 사회 갈등을 초래한 사실을 감안한다면 국내 실정과는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시선이 많다.

    해당 여교사는 수업에서 '한남충(한국 남자는 벌레)'이라는 남성 비하 표현을 써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교사는 교육 활동에 있어 정치나 종교, 이념 성향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또 교육청 인권센터에 문제를 제기하며 "해당 교사를 징계 또는 파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 연사의 발언과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당초 이번 행사를 계획한 서울시는 "지자체가 앞장서 동성애 옹호 장려책을 펼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사회적 논란을 부르는 행사인데 굳이 세금을 들여 추진했어야 하느냐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외부업체에 용역을 주고, 용역업체 2곳이 컨소시엄을 진행해 연사를 섭외외한 것"이라며 "해당 연사의 발언이나 이력에 대해서는 시가 자세한 사항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 국내 연사로는 나영정 장애여성공감 대표와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강조했다.

    나영정 대표는 "지금도 사회는 여전히 페미니즘과 LGBT를 갈등적인 것으로 여기는 부분이 많다"며 "페미니즘과 LGBT가 민주주의에 있어 어떤 기여를 하는지 좀 더 많은 이들이 듣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진옥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폄하는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이어 "여성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이화여대'로 대표되는 여성대학의 단합으로 촉발됐고 이후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의 '헤어롤'로 귀결됐다"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 방향을 보여줬던 것은 여성이었다"고 했다.

    현재 청와대에서 의전을 담당하고 있는 탁현민 행정관도 도마에 올랐다. 

    이진옥 대표는 "문재인 정권 출범 초기, 정부는 성매매 옹호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안경환 교수를 법무부장관으로 올리려 했다"며 "(비슷한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탁현민 행정관은 여전히 청와대에서 의전을 담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런 사실을 언급하면 문재인 정부를 욕보인다고 오히려 우리가 무진장 욕을 먹는다"고 했다.

    탁현민 행정관은 10년 전 자신의 저서 '남자마음 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마라" 등의 표현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