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야당 대표시절부터 최측근 부상, 박성진 낙마와 같은 맥락 아냐
  • 최근 청와대로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목된 홍종학 후보자. ⓒ뉴시스 DB
    ▲ 최근 청와대로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목된 홍종학 후보자. ⓒ뉴시스 DB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홍종학 전 의원을 둘러싼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은 사수에 돌입했지만, 싸늘한 여론 속 야당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10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청와대는 홍 후보자에 대해 '최소한 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간 청와대는 홍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비난이 있을때마다 예민한 반응까지 보이며 홍 후보자를 감싸려 애썼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홍 후보자와 관련, 기자들에게 "기자들도 기사 쓴 대로 사시느냐"고 언급해 논란이 있었다. 홍 후보자가 증여 관련 법안을 내기 전 증여세를 '쪼개기'하는 방법으로 줄인 내용이 확인되자 이를 비판한 언론에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여당 역시 여전히 홍 후보자 지키기에 발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6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부적격 후보' 주장에 "청문회 전에 부적격 낙인을 찍는 것은 인사청문 제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는 혁신성장 등 정치적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적임자"라며 "중소벤처업계의 기대도 크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현재 야권의 강한 공격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 3당이 홍 후보자의 '내로남불'식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상황이다. 부의 대물림과 갑의 횡포를 비판해온 홍 후보자가 실제로는 현행법의 빈틈을 활용한 '쪼개기 증여'를 하고, 자녀를 국제중학교에 입학시켰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꼬집고 있다.

    특히 그간 후보자 검증의 바로미터로 작용했던 정의당의 경우도 홍 후보자에 긍정적이지 않은 기색이 엿보인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1일 YTN 라디오〈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홍종학 후보자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비록 정의당이 홍 후보자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진 않았지만, 청문회 결과에 따라 반대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불리한 여론에도 여당인 민주당 또한 물러서기는 곤란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미 일전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박성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부적격' 결론을 내린 보고서를 채택한 적이 있다. 이미 한 차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문제로 청와대에 부담감을 준 만큼, 이번에는 청와대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청와대 또한 홍 후보자를 대체할 적절한 후보자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직은 백지신탁 문제가 있어 처음부터 청와대의 인선이 속도가 나지 않았다. 박성진 전 후보자에 이어 홍종학 후보자도 인선이 되지 않는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사 문제의 책임 소재 역시 청와대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홍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강행하려는 이유다.

    홍 후보자의 과거 이력 또한 여권이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홍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디지털 소통본부장을 맡으며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당시 디지털 소통본부장을 역임하면서 현재의 '친문 세력' 형성에 적지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 후보자는 딸의 청심중학교 입학관련 서류를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여당의 '홍종학 지키기'는 더욱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