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통합 창구 좁혀져… 원내대표 후보 인선에 '난항'
  •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좌우 사방이 꽉 막힌 상황을 맞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승민 대표는 최근 공언했던 중도·보수대통합을 위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 열어놓은 창구가 제대로 가동되기도 전에 좁혀지고, 당의 투톱이 돼야 할 파트너인 원내대표도 못 찾는 위기 앞에 놓였다.

    〈국민일보〉가 지난 14~15일 국민의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대한 질문에 찬성한 국민의당 의원은 고작 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대한 의원은 13명으로 대조를 보였다.

    호남 중진의원의 대표 격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둘러싸고 안철수 대표와 그간 꾸준히 각을 세웠던 박지원 전 대표도 이날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내비쳤다.

    그는 교통방송라디오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라는 것은 40대20을 생각했던 것"이라며 "뭘 붙여봐야 거기서 거기인데 뭘 연대한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는 창구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유승민 신임 대표의 예방조차 거절하고 있고, 두 사람은 서로 "졸렬" "배신자 집단"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당내에 남아있는 추가 탈당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중도보수대통합 논의의 창구를 유지하고 있는 유승민 대표에게 정치적 짐이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당외(黨外)의 여건이 이와 같은 한편 당내 상황 또한 녹록치 않다.

    바른정당은 비교섭단체 전락 이후 원내대표로 추대할 의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바른정당은 지난 13일 전당대회 때 원내대표를 합의추대 형식으로 정하기로 했지만,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의원이 없는 상황이다.

    바른정당 현 지도부를 제외한 3선 의원은 이혜훈 전 대표, 김세연·이학재 의원이다. 바른정당은 앞서 이학재 의원에게 원내대표직을 제안했지만 이학재 의원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거취를 둘러싼 고민이 남아 있는 것도 원내대표 제의를 선뜻 수락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아울러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국회 내에서 바른정당 원내대표에게 쏠리는 주목도가 낮아지고, 권한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도 선출에 난항을 겪는 또다른 이유로 꼽힌다.

    유승민 대표는 전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위기이지만 우리 당은 다른 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에 비해 잃을 것이 없다"며 "0에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하나하나 쌓아가는 자세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보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과 함께하며 수평적으로 차별화를 보인 유 대표의 리더십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