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당 간부로부터 ‘군량미 넉넉히 준비’ 이야기 들었다”
  •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식량 가격이 하락 또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北농민들로부터 식량 수탈을 적게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은 2016년 北이 방영한 선전영상.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식량 가격이 하락 또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北농민들로부터 식량 수탈을 적게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은 2016년 北이 방영한 선전영상.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에서는 난방용 석탄뿐만 아니라 식량 가격도 하락세 또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은 올해 작황이 나쁜 데도 이처럼 식량 가격이 떨어진 원인이 김정은 정권이 군량미 수탈량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4일 “올 가을 북한 당국이 농민들의 몫을 먼저 챙겨주고 나머지를 군량미로 거둬들였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들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식량 가격이 상승하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짐작, 이를 피하면서 대북제재에 끝까지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2016년까지만 해도 노동당 중앙에서는 국가알곡생산계획에 따라 군량미를 대량으로 거둬들였는데 올해는 농민들의 분배 몫을 먼저 챙겨주고 나머지만 군량미로 거둬갔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국가알곡생산계획에 따라 군량미를 거둬가면 농민들에게 돌아갈 몫이 별로 없다”며 “그렇게 군량미를 거둘 경우 나만 해도 올해 나라에 바쳐야 할 몫이 옥수수로 37.5톤이나 되지만 실제 수확량은 31톤에 그쳤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래서 군량미를 당국에 바치고 나면 빈손이 될 줄 알았는데 노동당 중앙에서 국가생산계획을 수행했을 때와 똑같이 현물 분배 몫인 옥수수 12톤을 그대로 남겨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올해 농사가 잘 안됐음에도 장마당에서 식량 가격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당국이 농민들에게 현물 분배를 넉넉하게 해줬기 때문”이라면서 “당국이 군량미를 적게 거둔 이유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 다양한 해석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우선 탈곡이 한창일 때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해 군량미를 거둬들일 운송수단을 가동할 수 없었다는 설,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끝까지 맞서려면 농민들부터 배불리 먹여야 한다며 현물 분배를 넉넉하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될 것을 미리 예측해 올해 초부터 중국, 태국에서 식량을 대대적으로 수입하라고 지시, 군량미를 넉넉하게 마련해 놓았다는 이야기를 한 도당 간부로부터 들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북한 장마당의 식량 가격 추이 원인은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김정은이 자애로운 권력자가 아닌 현실에서 이런 정책을 펴는 데에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인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지적한 ‘식량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예방’이라는 명분이 가장 그럴 듯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