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인권센터장, “성폭력도 결국은 남녀사이의 문제다” 비난받아대구경북여성단체들, “간과인가 묵과인가”..가해자 및 관계자들 처벌 학교측에 강력히 촉구
  •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경북대 본관앞에서 성폭력 가해자 징계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뉴데일리
    ▲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경북대 본관앞에서 성폭력 가해자 징계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뉴데일리

    미투(Me too)운동 확산에 국립대인 대구 경북대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사건은 최근 여성단체가 주최했던 ‘미투’ 관련 토론회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하 대경여연)이 경북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폭력 가해자 징계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학교측에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대경여연은 기자회견에서 “10여 년 전 피해자가 대학원 재학 당시 지도교수인 K교수가 1년 동안 성추행을 지속, 강제로 입맞춤하거나 연구실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고 껴안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후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가 주임교수에게 성추행을 알리고 가해자 징계를 요구했지만 당시 사건 처리를 했던 몇몇 교수들이 경북대 내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회피, 이후 임의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피해자를 회유·협박해 가해자와 동석시킨 상황에서 사과받기를 강요했을 뿐 아니라 ‘자율징계’라는 확약서를 전제로 민·형사상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대경여연은 이어 “경북대에서 이번 사건 말고도 상담 중인 사건들이 몇 건 더 있다”면서 “이것은 경북대학교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는 결과”라며 학교측에 진상조사와 함께 가해자 징계를 촉구했다.


  • 문성학 교학부총장(사진 가운데)은 이날 면담자리에서 “성폭력도 결국은 남녀사이의 문제이다”라는 발언으로 여성단체들과 관계자들의 분노를 샀다.ⓒ뉴데일리
    ▲ 문성학 교학부총장(사진 가운데)은 이날 면담자리에서 “성폭력도 결국은 남녀사이의 문제이다”라는 발언으로 여성단체들과 관계자들의 분노를 샀다.ⓒ뉴데일리

    기자회견후 이들 단체는 학교 측에 면담을 요청, 외국 출장중인 김상동 총장 대신 문성학 교학부총장·박희동 대외협력부총장·정순기 기획처장·채수도 학생처장·고석주 교무부처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피해자 2차 가해 방지 및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실시·가해자 징계 등을 재차 촉구했다.

    경북대 인권센터장을 맡고 있는 문성학 교학부총장은 이날 면담자리에서 “성폭력도 결국은 남녀사이의 문제이다”라는 발언으로 여성단체들과 관계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서 대경여연은 “경북대는 여성가족부의 성희롱 방지조치 지침을 단지 권고사항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경북대 인권센터 내 성희롱·성폭력대책위원회에 성폭력 가해자가 위원으로 활동하는 어처구니없는 구조이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경북대는 관리부실의 책임을 통감하고 실태파악 및 예방을 위해 사건인지와 사건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주길 바란다”면서 “‘자율징계’확인서 종용에 참여했던 나머지 3명의 교수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주장했다.

    학교관계자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몇몇 성추행사건들이 앞으로도 속속 드러날 것”이라며 “소문을 알던 이들은 국립대 안에서 그동안 곪아오던 문제로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들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경여연은 피해자 협약서 및 녹취파일 공개 여부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내 서울미투운동본부와 함께 교육부에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