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온천 화재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인간애
  • ▲ 이승율 청도군수(노란색 민방위복)가 지난 12일 온암온천 이용객으로 입원치료중인 박옥이(왼쪽), 박정숙(오른쪽) 자매를 찾아 위로하고 있다.ⓒ청도군
    ▲ 이승율 청도군수(노란색 민방위복)가 지난 12일 온암온천 이용객으로 입원치료중인 박옥이(왼쪽), 박정숙(오른쪽) 자매를 찾아 위로하고 있다.ⓒ청도군

    지난 11일 발생한 청도군 용암온천 화재로 62명이 병원에 후송된 가운데 용암온천 직원의 위기관리 능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4분경 발생한 화재로 현재 입원환자 62명중 41명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당일 귀가했지만, 나머지 21명은 경산 세명병원에 7명, 경산 중앙병원에 13명, 청도 대남병원에 1명이 입원해 있는 상태이다.

    이번 화재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다중이용시설의 화재였지만 청도소방서의 발빠른 출동과 신속한 진화활동, 인명구조 활동, 체계적인 환자의 병원 이송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사고 당시 즉각적인 재난상황실을 설치·운영해 긴밀한 대응에 나섰고 특히 보건소 직원의 긴밀한 환자 관리와 입원환자의 개별적인 처리로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등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한 결과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특히 화재당시 용암온천 몇몇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진압과 고객안전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 숨은 조력자가 있은 것으로 나타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 사실은 화재 다음날 12일 이승율 청도군수가 입원환자를 일일이 위문하는 과정에서 세명병원에 입원한 중풍증세와 양다리 무릎골절을 수술한 자매 박정숙(70·청도)과 박옥이(68·부산)씨가 “용암온천에 우리를 구해준 직원을 꼭 만나게 해달라”고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들은 “생명의 은인 그 여직원은 반신불수인 언니와 무릎수술로 잘 걷지도 못하는 나를 젖은 수건을 주면서 우리 둘을 부축해 노천탕까지 안전하게 대피해 줬다. 그 직원이 아니면 우리는 죽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고 당일 아찔한 상황을 회상했다.

    이 미담 주인공은 용암온천의 세신사 정영자(여·50세)씨로 긴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거동이 불편한 위 환자 두사람을 부축해 노천탕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또다른 주인공은 박명숙(여·56) 팀장과 예순자(여·50) 직원으로 당시 불이나자 탕안에 있는 손님에게 큰 소리를 “빨리 대피하라”고 소리를 질러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손님들에게 수건에 물을 묻여 건네며 입과 코를 가리고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이뿐만 아니라 화재의 초기진압을 위해 천효미(남·74)씨와 편의점 점장 최희창(남·57)씨는 1층 이발소(남자탈의실) 천정의 불길을 확인하고 끝까지 화재 현장에 남아 구조활동을 했고 연기를 많이 마신 천효미씨는 현재 입원중에 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극한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남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용감한 행동을 한 유공자에 대해서는 타의 귀감이 되도록 격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