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후하수관로 정밀조사에서 이상항목 6만5250개소포항시는 예산 없어 무대책 방치…관련업계 “지진 이후 더 심각히 뒤틀렸을 것” 우려
  • ▲ 포항남구 S병원쪽 배수관의 퇴사퇴적 모습.ⓒ포항시
    ▲ 포항남구 S병원쪽 배수관의 퇴사퇴적 모습.ⓒ포항시
    포항시에서 지난해 10월에 이어 4개월여 만에 잇달아 발생한 싱크 홀의 원인이 도로하부의 배수관 파손으로 분석되자 지난 2017년 포항시에 보고된 '포항시 노후하수관로 정밀조사 용역 성과보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7년 지진발생 직전까지 포항 남·북구 21개 처리 분구를 대상으로 1단계(2015년 7월~2016년 5월), 2단계(2016년 7월~2017년 12월)로 나눠 노후하수관로 정밀조사용역을 실시했다. 

    1단계는 두호·학산·공단·지곡·청림·북부·장량 등 6개 처리분구 27만5121m, 2단계는 성내·장량·환여·학잠·중부·남부·연일·공단·인덕·오천·동해·구룡포·북부·청림 등 14개 처리분구 26만3447m의 매설 20년 이상 노후관로의 내부 CC-TV조사 및 육안조사를 시행했다. 

    지난 2015년 12월 환경부의 지반침하 대응 하수관로 정밀조사 매뉴얼에 따른 이 조사용역에서 21개 처리분구 내 6만5250개소의 연결관 돌출, 관 천공 등 구조적 내부결함을 비롯한 토사퇴적, 뿌리 침입 등 운영적 내부결함 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장량(양덕) 처리분구가 2만5195개소로 이상항목이 가장 많았고 이어 공단(9163), 두호(7035), 지곡(5478), 남부(3978), 북부(3501), 학산(3338) 순으로 이상항목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용역에서 주목할 점은 임시 장애물, 내피생성, 뿌리침입 토사퇴적 등의 운영적(자연적) 이상항목보다 연결관 이상, 이음부 이상, 균열, 침하 천공, 단절붕괴 등 노후 등에 따른 구조적 이상항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총 6만5250개소의 이상항목 가운데 운영적(자연적) 이상항목이 1만4623개소인 반면 노후 등에 따른 구조적 이상항목은 5만627개소로 무려 3.5배나 높았다. 

    구조적 이상항목 가운데 이음부가 2만3453개소로 전체 6만5250개소의 36%를 차지했고 연결관 9792개소(15%), 균열 7382개소(11.4%),손상파손 6306개소(9.7%)로 전체 이상항목의 72.1%를 차지했으며 침하천공 또한 690개소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 동부교회앞 횡배수관 토사퇴적 현장.ⓒ포항시
    ▲ 동부교회앞 횡배수관 토사퇴적 현장.ⓒ포항시
    이는 최근 포항남구 이동지역에서 나타난 싱크 홀 발생이 포항전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포항시 관내 하수관로 전반에 대한 신속한 개보수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됐다. 

    관련업계는 “이 조사용역은 2017년 11.15지진 발생이전에 실시된 것으로 지진이후의 상황을 더하자면 포항시 전역의 하수관로가 더 심각히 뒤틀렸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포항시는 당시 추산된 3400억원 가량의 공사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하수관로 정비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싱크 홀 발생이후 공숙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하매설물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관련 조례제정과 GPR탐사의 시급성을 강조했지만 남북구청 각각 8천만원의 GPR 관련예산만 배정됐을 뿐 조례는 아직 검토단계에서 걸음마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공숙희 시의원은 "두 차례의 싱크 홀에서 시민들의 피해가 없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포항시가 더 이상의 지하 매설물의 안전관리를 방치하는 것은 시민들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조속한 지하매설물 점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