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10만분의 1 이하 초미세 균열로 주석 촉매 성능 향상부산물 억제, 반응속도 증가로 효율↑…타 촉매 개발 응용가능
  • ▲ 좌측부터 권영국 교수, 이호정 연구원(제1저자), 최한샘 연구원.ⓒDGIST
    ▲ 좌측부터 권영국 교수, 이호정 연구원(제1저자), 최한샘 연구원.ⓒDGIST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촉매기술이 DGIST 교수팀 등에 의해 개발됐다. 

    1일 DGIST에 따르면 기존 촉매보다 활성도와 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 자원화의 핵심 원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DGIST(총장 국양) 에너지공학전공 링에 슈테판 교수팀이 UNIST, 성균관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촉매입자에 머리카락 굵기 10만분의 1 수준 보다 더 가는 초미세 균열을 내는 특수 기술을 이용해 고성능 주석 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초미세 균열 사이에 반응물이 갇히면서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고 반응 부산물 생성은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이산화탄소에 전기를 가해 이를 고부가가치의 화합물 또는 연료를 바꾸는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물질로 변환한다면 환경 문제와 에너지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값싼 비귀금속 주석(Sn) 촉매를 고성능 개미산 생산 촉매로 탈바꿈시켰고, 개미산은 식품, 가죽처리, 제약 산업에 널리 쓰이며 최근에는 연료전지 연료와 수소저장체로도 주목받는 물질이다.
  • ▲ 양이온 주입 공정단계별 주석 입자의 모양 변화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DGIST
    ▲ 양이온 주입 공정단계별 주석 입자의 모양 변화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DGIST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상용 주석 산화물 소재와 비교해 에너지소모(과전압)가 적고 개미산의 생산 속도가 19배 이상 향상됐다. 반응 부산물(수소) 생성도 70% 줄었다. 

    주석 촉매 입자에 초미세 균열을 내기 위해서 양이온 주입 기술을 썼다. 주석 산화물 입자 내부에 리튬 양이온이 주입되면 가지런했던 원자 배열이 어긋나게 되고, 이 어긋난 원자배열들(입계결함)이 이동하면서 입자 내부에 약 1 nm(나노미터, 10-9 m) 이하의 초미세 균열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이 같은 사실은 주사투과전자현미경(STEM)을 이용한 단층촬영과 3차원 구조화를 통해 실험적으로 입증됐다.

    연구팀은 정확한 이론적 원리도 규명했다. 핵심 중간생성물이 촉매의 초미세 균열 내 한쪽 표면에 흡착될 때 맞은편 촉매표면과 상호작용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드는 원리다. 이 덕분에 개미산 생성은 극대화되고, 부산물인 수소 발생은 획기적으로 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성균관대학교 정형모 교수팀, UNIST 권영국 교수팀과 공동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전기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온라인 공개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과제, Carbon to X 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