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동화사 주지 선광스님 등이 ‘2026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11일 오후 대구 엑스코 동관 4홀 전시장 중앙. ‘행운의 전당’이라 이름 붙은 대형 공간 앞에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동화사 주지 선광스님은 물론 대구·경북 지역 프로스포츠 스타들의 친필 응원 메시지가 적힌 알록달록한 공들이 가득 쌓인 곳이었다. 관람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공뽑기와 공수거 게임에 참여할 때마다 현장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불교의 핵심 교리이자 다소 어렵게 다가왔던 비움(空)의 사상이 유쾌한 놀이문화로 시각화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에 돌입한 ‘2026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는 기존 종교 행사의 정형화된 틀과 엄숙함을 완전히 깨부순 비정형의 콘텐츠로 첫날부터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불교의 대표적 가르침인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누구나 좋아하는 공놀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로 풀어내며 총 229개 부스를 다채롭게 채웠다.

▲ 이철우 지사(오른쪽)와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2026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서 당선 후 처음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추경호 당선인 인수위 사무소
기존 신도 중심의 관람 구조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생활 소비 트렌드를 과감하게 결합한 시도들은 전시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젊은 층의 감성에 맞춰 세련되게 꾸며진 사찰음식 시식 부스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청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일상 속 명상과 전통 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체험존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민지(32·대구 북구)씨는 “평소 절이나 불교문화는 조용하고 나이 든 분들만 찾는 곳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는데, 여기서는 게임처럼 재미있게 교리를 접하고 트렌디한 사찰음식도 맛볼 수 있어 불교가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방문해 전통문화의 새로운 진화와 산업적 가능성을 예의주시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전시장 곳곳을 직접 둘러보며 행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불교문화가 지역의 독창적인 문화·관광 산업 콘텐츠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이번 엑스포는 과거 불교 전시회가 보여준 단순한 물품 진열과 판매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했다는 점에서 평단의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뉴데일리
축사에 나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천년 불교 자산의 산업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짚어냈다. 
이 지사는 “사찰음식과 불교 공예품 같은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 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이라며 “반야심경에 담긴 깊은 인간 삶의 철학을 현대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신라 불교문화의 중심지였던 경북이 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미래 산업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추경호 당선인과 이철우 지사가 ‘2026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서 삼귀의를 부르고 있다.ⓒ뉴데일리
이번 엑스포는 과거 불교 전시회가 보여준 단순한 물품 진열과 판매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했다는 점에서 평단의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현대인의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놀이문화를 전통에 자연스럽게 매치함으로써 종교적 거부감을 지우고 대중성을 극대화했다. 일상 속 문화 콘텐츠로 체질을 개선한 이번 행사는 오는 14일까지 엑스코에서 다양한 대중 강연과 불교 예술전, 사찰음식 체험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