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앞 지식 주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도시를 설계하는 실험을 시작하고, 복잡한 학교폭력과 민원에 노출된 초등 교사들이 실전 대응법을 무기 삼아 교실의 변화를 이끄는 현장 밀착형 교육 실험이 대구 서부 지역에서 본격화된다.
대구서부교육지원청이 기존 보도자료 중심의 관행적인 행정 지원 체계를 전면 재편하고 나섰다. 지식 전달 위주의 정형화된 교실을 깨고 교사와 학생이 동시에 주인공이 되는 역동적인 학교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가장 과감한 변화는 오는 7월 23일부터 사흘 동안 대구관음중학교에서 펼쳐지는 중등 서부드림스쿨 도전탐구 프로젝트다. 서부 관내 중학교 2학년 학생 100명이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교사가 정답을 알려주던 과거 방식을 전면 거부한다.
학생들은 대학생 멘토들과 조를 이뤄 구조물 내진 설계, 코딩 기반 스마트시티 구현, 역사와 미술을 결합한 융합 산출물을 기획부터 제작, 발표까지 3일간 전 과정을 주도한다. 참가 신청은 이달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진행된다.
학부모 김지연 씨는 “매번 학원 진도만 쫓아가던 아이가 직접 아이디어 보드와 동영상을 만들며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소식에 아이와 상의해 신청 첫날 접수하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키우는 동안, 교실 최전선에서 사안 처리와 민원으로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위한 ‘실전형 구원투수’도 등판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 24일 청내 대회의실에서 관내 초등학교 생활교육부장 교사 55명을 대상으로 위기 대응 연수를 개최했다.
이번 연수는 교육청 담당자가 법령을 읊어주던 형식적인 3시간의 자리를 과감히 생략했다. 강단에 선 대구옥산초등학교 서선희 생활교육부장 교사는 학교폭력이나 아동학대, 성폭력 발생 시 초기 대응 절차와 현장 민원 조율 노하우를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참석한 교사들은 이론 교육이 아닌 당장 내일 아침 교무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매뉴얼을 배웠다는 평가다. 격무에 지친 교사들을 위해 은반지 및 가죽 공예, 퍼스널 컬러 이해 등 오감 만족형 마음챙김 치유 프로그램이 결합한 것도 이례적인 시도다.
대구서부교육지원청 김규은 교육장은 “우리 아이들이 잠재력을 터뜨려 미래를 주도할 인재로 자라도록 창의 융합 무대를 지속적으로 넓히겠다”며 “학교 현장 가장 힘든 자리에서 헌신하는 선생님들이 악성 민원이나 사안 처리에 홀로 고립되지 않고 오직 학생 지도에만 전념하도록 실무 중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