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주범, 박정희 의원.ⓒ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에서 시민 안전과 청년 노동 문제가 동시에 도마에 올랐다. 도로변 버스정류장의 장기 방치와 공공기관장 보수 인상 추진을 놓고 대구시 행정의 우선순위가 시민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김주범 의원(달서구6)은 21일 열린 제327회 임시회에서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대구 시내 버스정류장 안전 실태를 지적했다. 전체 4000여 개 정류장 가운데 244곳이 보도조차 없는 차도 가장자리에 설치돼 시민들이 차량과 불과 몇십㎝ 거리를 두고 버스를 기다리는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정류장은 승객 대기공간 폭이 1m에도 미치지 못해 휠체어 이용자와 고령자, 어린이 등이 차량을 피해 설 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 차량 통행이 많은 구간에서는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언론 보도와 시민 민원이 10년 넘게 이어졌지만 예산과 관리 권한을 이유로 근본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위험 정류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부서별로 흩어진 관리체계를 일원화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는 박정희 의원(비례대표)이 대구시의 공공기관장 보수 상한 인상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조례 개정안은 공공기관장 연봉 상한을 기존 1억2000만원에서 1억8118만원으로 6100여 만원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2026년 법정 최저임금을 연간으로 환산한 약 2588만원의 7배 수준이다.

박 의원은 지난 5월 지역 대학에서 열린 청년 토크콘서트에서 제기된 아르바이트생 최저임금 미지급 사례를 언급하며 “청년 노동자의 법정 권리는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기관장 보수 인상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행정은 시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실제 대학생 이모(22) 씨는 “주변 친구들 상당수가 주휴수당은 물론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청년들의 현실은 외면한 채 기관장 연봉부터 올린다는 소식을 들으니 허탈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기관장 보수를 산정하면서 정작 청년들의 최저임금은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것은 행정의 모순”이라며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과 성과 중심의 책임경영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시민 안전과 청년 노동권이라는 생활 밀착형 현안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대구시가 어떤 후속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