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복지·교통’ 조직 재편…4개 통합기관 다시 10개 체계로‘전문성 약화’ 현장 지적 수용…행안부 협의 거쳐 내년 정상화 목표고용·임금은 유지…“통합보다 시민 서비스 회복이 우선”
  • ▲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동인청사 2층 상황실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동인청사 2층 상황실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이번 개편은 과거 체제로 단순히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관별 핵심 기능과 전문성을 살려 시민에게 더 나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경쟁력 있는 공공기관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뉴데일리

    4년 전 '공공기관 슬림화'를 내세우며 대대적인 통합을 추진했던 대구시가 사실상 정책 방향을 되돌렸다.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던 조직 운영이 오히려 전문성과 현장 대응력을 떨어뜨렸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는 문화·복지·교통 분야를 중심으로 통합기관을 다시 기능별 조직으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효율'보다 '전문성 회복'이다. 통합 이후 예산 절감과 행정 효율을 기대했지만, 현장에서는 기관별 고유 기능이 희석되고 의사결정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조직을 다시 전문기관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문화 분야에서 나타난다.

    기존 6개 기관이 하나로 운영되던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기능별 체계로 다시 나뉜다. 문화예술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재단(가칭),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하우스를 맡는 공연재단, 관광 기능을 전담할 관광재단(가칭) 등으로 분리되고, 대구미술관은 시 직속 사업소 체계로 전환된다.

    복지 분야도 마찬가지다.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에 통합됐던 사회서비스와 여성·가족·청소년, 평생교육 기능은 각각 독립 조직으로 운영된다. 사회서비스원과 여성가족청소년재단(가칭), 평생교육진흥원 체계로 재편해 기관별 역할을 명확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시철도 건설 업무도 다시 행정조직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대구교통공사가 건설과 운영을 함께 맡아왔지만 앞으로는 건설 기능을 시 직속 사업소가 담당하고, 교통공사는 도시철도 운영과 안전관리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반면 환경과 시설관리 기능을 통합한 공공시설관리공단은 현재 체제를 유지한다. 해당 기관은 통합 이후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 개편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조직이 다시 나뉘면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됐다. 대구시는 기존 직원들의 신분과 임금, 직급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통합 이후 채용된 직원들은 별도의 인사조정위원회를 통해 희망 분야를 최대한 반영해 재배치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뒤늦었지만 필요한 결정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대구 봉덕동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온 한 지역 예술인은 "기관이 하나로 묶이면서 현장 예술인을 위한 지원과 전문 연구 기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며 "조직이 다시 전문성을 되찾아 시민과 예술인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직 개편이 곧바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 협의와 타당성 검토, 관련 조례 개정 등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조직 출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구시는 오는 9월부터 기관별 이사장 선임과 조직 개편 절차를 시작하고, 전체 재편 작업은 1년 안팎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동인청사 2층 상황실에서 조직개편과 관련한 기자설명회를 갖고 "이번 개편은 과거 체제로 단순히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관별 핵심 기능과 전문성을 살려 시민에게 더 나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경쟁력 있는 공공기관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