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분할 제도화·하도급률 70% 목표·1,300억원 금융지원대구 건설업계 “실질적 도움 기대”경영 숨통 틔운다
  • ▲ 대구시는 13일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에서 추경호 시장 주재로 제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대구시
    ▲ 대구시는 13일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에서 추경호 시장 주재로 제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대구시
    대구시가 장기 침체에 빠진 지역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 ‘제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공구분할 제도화, 하도급률 상향, 1300억원 규모 금융지원 등을 담은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대형 공공공사의 공구분할부터 지역 하도급 확대, 금융지원까지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현안들을 한꺼번에 꺼내든 것이다.

    특히 500억원 이상 공공공사는 공구분할 가능성을 의무적으로 사전 검토하고, 1,000억원 이상 대형공사에는 전국 처음으로 별도의 검토위원회를 가동한다. 외지 대형건설사의 지역 하도급률은 70%를 목표로 관리하고, 건설업계에는 총 1,3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투입된다.

    대구시는 13일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에서 추경호 시장 주재로 제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대구 건설업계는 한때 호황을 누렸지만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 등의 여파로 급격히 위축됐다. 2024년 건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1.4% 감소한 데 이어 2025년에도 19.2% 줄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고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금리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대구시는 건설업계가 그동안 요구해 온 제도 개선을 직접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500억원 이상 공사, 공구분할 가능성부터 따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공공공사의 발주 방식이다.

    대구시는 오는 10월부터 총공사비 500억원 이상 사업을 대상으로 발주부서가 공구분할 가능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도록 의무화한다. 그동안 공구분할은 사업별·기관별 판단에 맡겨지면서 기준이 모호하고 담당기관의 감사 부담 등으로 적극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는 별도의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공구분할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도록 할 계획이다.

    대형공사를 여러 공구로 나눌 경우 지역업체가 외지 대형건설사와 공동도급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넓어진다.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활용하면 지역업체가 법적으로 최대 49%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지만, 대형공사에서는 지역업체의 시공능력 등을 이유로 최대 지분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번 제도화는 이 같은 현실적인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 ▲ 회의에는 HS화성, 유진종합건설 등 6개 건설사 대표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가 참석했다. 경영자총협회와 상공회의소를 비롯해 iM뱅크, 신용보증기금, 대구신용보증재단,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기관도 함께했다.ⓒ대구시
    ▲ 회의에는 HS화성, 유진종합건설 등 6개 건설사 대표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가 참석했다. 경영자총협회와 상공회의소를 비롯해 iM뱅크, 신용보증기금, 대구신용보증재단,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기관도 함께했다.ⓒ대구시
    1,000억원 이상은 전국 최초 검토위원회 가동

    1,000억원 이상 대형공사에는 한 단계 더 강화된 검증 절차가 적용된다.

    대구시는 오는 10월부터 전국 최초로 ‘공구분할 검토위원회’를 운영한다. 기존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인력풀 등을 활용해 독립 시공이 가능한지, 공구와 공종 간 책임관계가 명확한지, 공사기간 단축과 사업관리 측면에서 경제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

    공구를 무조건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분할에 따른 사업비 증가나 공정관리 비효율 등 부작용까지 사전에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결국 지역업체 참여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대형공사의 효율적인 관리라는 두 가지 기준을 함께 잡겠다는 것이 대구시의 구상이다.

    외지 대형건설사, 지역 하도급 70% 목표

    지역업체가 실제 공사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도급 관리도 강화된다.

    대구시는 오는 10월부터 외지 건설사가 50억원 이상 공사를 계약할 경우 발주 또는 인허가를 담당하는 시·구·군과 상생협력협약을 체결하도록 할 예정이다.

    협약에는 지역 하도급률 70% 목표와 함께 지역 인력·자재·장비의 최대 사용 등의 내용이 담긴다. 협약 이행실적은 구·군 평가와 외지건설사 인센티브 등에 반영해 실행력을 높일 방침이다.

    11월에는 대형건설사와 지역업체가 직접 만나는 매칭 교류회도 마련한다. 1대1 비즈니스 상담과 협력업체 등록 상담 등을 통해 지역업체의 대형건설사 협력업체 진입과 하도급 수주 기회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자금난에 1,300억원 금융 안전망

    공사 수주뿐 아니라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자금 문제에도 지원책이 마련됐다.

    대구시는 9월 중 iM뱅크, 신용보증기금과 협약을 맺고 건설업과 도·소매업 등 경기 취약업종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한다.

    기업당 최대 10억원까지 지원하며 보증료를 최대 0.5%포인트 감면하고 대구시는 1.5%포인트의 이차보전을 지원한다.

    여기에 대구신용보증재단을 통한 건설업 전용 특별보증 300억원도 신설한다. 기업당 최대 1억원 한도로 이차보전 1.0~2.2%포인트를 지원하고, 보증료율도 기존 통상 1.2%에서 0.8%로 낮춘다.

    기존 보증의 만기연장과 상환구조 개선, 대출한도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연간 매출액 대비 대출한도 기준도 기존 25%에서 33.3%까지 확대한다.

    건설업계 “수주·하도급·자금, 현장에 도움”

    이날 회의에는 HS화성, 유진종합건설 등 6개 건설사 대표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가 참석했다. 경영자총협회와 상공회의소를 비롯해 iM뱅크, 신용보증기금, 대구신용보증재단,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기관도 함께했다.

    건설업계 대표들은 대구시의 지원책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지역 건설업계는 수주 물량 확대와 하도급률 제고, 운전자금 확보 등 실제 경영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라며 견실시공과 품질 확보로 화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최근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며 지역 경제도 같이 어려워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간 지역 건설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한 사항들을 약속대로 이번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제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건설업계 및 협회, 관련기관 등과 자주 소통해 현장 중심의 체감도 높은 정책들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공공공사의 발주 단계부터 지역업체 참여 가능성을 따지고, 실제 하도급 수주를 연결한 뒤 금융비용까지 낮추는 방식으로 지역 건설업계가 제기해 온 요구를 한꺼번에 묶었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