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영천·상주·경산 4대 주산지 농가·농협·APC 한자리…“덜 익은 포도는 시장에 내놓지 말자”당도 16브릭스·송이 400~1,000g 기준 관리…저장·온라인·수출로 판로 분산
  • ▲ 경북도는 2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김천·영천·상주·경산 등 주요 샤인머스캣 생산지역 관계자와 농가, 산지유통센터(APC), 농협경북지역본부, 경상북도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샤인머스캣 출하 안정 및 유통 구조 개선 대책 회의’를 열었다.ⓒ경북도
    ▲ 경북도는 2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김천·영천·상주·경산 등 주요 샤인머스캣 생산지역 관계자와 농가, 산지유통센터(APC), 농협경북지역본부, 경상북도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샤인머스캣 출하 안정 및 유통 구조 개선 대책 회의’를 열었다.ⓒ경북도

    추석 대목을 앞두고 경북 샤인머스캣이 또다시 가격 하락의 갈림길에 놓였다.

    올해는 예년보다 추석이 빨라 9~10월 출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과거 미숙과 조기 출하로 소비자 신뢰가 떨어졌던 문제까지 겹쳤다. 경북도가 서둘러 생산농가와 유통 현장을 불러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경북도는 2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김천·영천·상주·경산 등 주요 샤인머스캣 생산지역 관계자와 농가, 산지유통센터(APC), 농협경북지역본부, 경상북도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샤인머스캣 출하 안정 및 유통 구조 개선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의 핵심은 단순했다. “제때 출하하고, 제대로 된 상품만 시장에 내놓자”는 것이다.

    최근 샤인머스캣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석 수요를 겨냥한 출하가 특정 시기에 집중될 경우 산지와 도매시장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덜 익은 포도가 추석 대목을 이유로 서둘러 시장에 풀리면 단기적으로 농가가 물량을 처리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를 다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경북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생산단계부터 출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농가는 적정 착과량을 지키고 당도 16브릭스 이상, 송이 무게 400~1,000g 등 품위 기준에 맞는 샤인머스캣을 출하하기로 했다.

    농협과 APC는 포도를 받아들이는 단계에서부터 품질을 살피기로 했다. 기준에 미달하는 저품위 상품이 유통망을 통해 시장에 흘러나가는 것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출하 시기도 조절한다.

    당장 시장에 내놓지 않아도 되는 물량은 저온저장시설을 활용해 출하 시기를 늦추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판매, 직거래, 수출 등으로 판매처를 나눠 특정 유통망에 물량이 몰리는 현상도 줄이기로 했다.

    경북도가 이번 대책에서 품질관리를 강조한 것은 샤인머스캣의 가격 문제와 소비자 신뢰 문제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때 고급 포도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생산량 증가와 품질 편차 등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농가의 부담도 커졌다. 특히 미숙과가 유통되면서 ‘샤인머스캣은 예전만 못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생긴 점도 산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경북도는 단기적인 출하 조절에만 머물지 않고 포도산업의 생산·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생산 분야에서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글로리스타와 레드클라렛 등 신품종 보급을 확대한다. 올해 과수고품질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40ha 규모의 포도 품종 갱신에 8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유통 구조도 손질한다.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중심으로 지역농협의 출하 물량을 연계하는 통합 수발주 체계를 확대하고, 가공기업과 학교급식 등 대량 소비처를 새롭게 발굴한다.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판 행사 등 기존 도매시장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는 작업도 이어간다.

    수출을 통한 물량 분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는 대만과 미국, 캐나다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면서 올해 샤인머스캣을 포함한 포도 수출 목표를 1만t, 8천만달러로 잡았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미 2천71t, 1천600만달러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물량은 85%, 금액은 44% 증가했다.

    경북도는 수출국을 계속 늘려 국내 시장에 출하가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고 농가가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찬국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추석을 앞두고 출하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소비자가 찾는 품질 좋은 샤인머스캣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 농가와 농협, 유통 현장이 함께 힘을 모아 안정적인 출하와 유통 질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경북도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은 결국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언제, 어떤 품질로 내놓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추석이라는 대목을 앞두고 물량을 서둘러 쏟아내기보다 출하 시기를 나누고 품질 기준을 지키면서 소비자가 다시 찾는 포도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