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R&D 인력 150명 확보…동대구캠퍼스 중심으로 연구개발 거점 확대경북대·계명대와 맞춤형 인재 양성…“지역 청년이 떠나지 않는 일자리 만들 것”권상준 회장 “대구는 세 번째 도전…이번에는 규모 키워 반드시 뿌리내릴 것”
  • ▲ 대구시는 3일 산격청사에서 티에스이, 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와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 및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뉴데일리
    ▲ 대구시는 3일 산격청사에서 티에스이, 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와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 및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뉴데일리

    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를 대표하는 티에스이(TSE)가 대구에 대규모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한다. 오는 2030년까지 300억 원을 투자하고 반도체 검사 설계 분야 전문인력 150명을 새로 채용한다.

    기업 투자에 그치지 않고 경북대학교와 계명대학교가 인재 양성에 참여하면서 지역에서 공부한 청년이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정착하는 산·학·관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티에스이 권상준 회장이 대구에 추진하는 세 번째 사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과거 두 차례 대구에서 사업을 시도했지만 규모의 한계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제대로 뿌리를 내리겠다는 게 권 회장의 설명이다.

    대구시는 3일 산격청사에서 티에스이, 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와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 및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추경호 대구시장과 권상준 티에스이 회장, 허영우 경북대 총장, 신일희 계명대 총장, 김현덕 경북대 연구산학처장, 김태진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티에스이는 대구테크노파크 동대구캠퍼스 9층에 있는 대구회로설계센터를 확대해 반도체 검사 디자인센터를 구축한다. 2027년에는 한 개 층을 추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센터에는 최신 설계장비가 들어서며 연구개발 인력이 단계적으로 배치된다. 2030년까지 150명을 신규 채용해 대구를 반도체 검사 설계 분야의 핵심 연구개발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티에스이는 프로브카드, 테스트 소켓, 인터페이스 보드 등 반도체 검사에 필요한 3대 핵심 하드웨어를 모두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며 사업을 확대해왔다.

    회로가 초미세화되고 첨단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확인하는 테스트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티에스이가 설계 전문인력을 대거 확보해 대구에 연구개발 거점을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상준 회장 “대구는 세 번째 도전…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겠다”

    이날 협약식에서 가장 눈에 띈 발언은 권상준 회장의 대구에 대한 남다른 각오였다.

    대구 군위에서 태어나 경북대를 졸업한 권 회장은 대구와 인연이 깊은 기업인이다. 그는 2005년 대구에 반도체 설계회사를 설립했고, 2009년에는 경북대 안에 자본금 40억 원 규모의 회사를 세우며 다시 대구에 도전했다.

    그러나 두 사업 모두 충분한 규모를 갖추지 못하면서 결국 사업 기반을 천안으로 옮겨야 했다.

    권 회장은 이번 투자를 ‘대구에서의 세 번째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과거에는 규모가 너무 작아 자리를 잡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규모를 키워 제대로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티에스이의 현재 규모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권 회장에 따르면 회사는 창업 이후 약 39년 동안 성장해 현재 직원 수가 2천500명에 달한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인력이 약 2천 명이지만 대구·경북 지역 출신 직원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권 회장은 “회사의 역량이 과거보다 크게 좋아졌고, 대구시도 이번에는 남다른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 두 가지가 합쳐진다면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인재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권 회장은 “대구와 경북에서 반도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지역을 떠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디자인센터를 통해 지역 학생들을 많이 채용하고 반도체 검사 기술 인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 ▲ 왼쪽부터 신일희 계명대 총장, 추경호 대구시장, 권상준 티에스이 회장, 허영우 경북대 총장 등이 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 왼쪽부터 신일희 계명대 총장, 추경호 대구시장, 권상준 티에스이 회장, 허영우 경북대 총장 등이 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대학은 인재 키우고 기업은 채용…대구시 “청년 정착 구조 만들겠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기업과 대학, 행정기관의 역할을 하나로 묶는 데 있다.

    경북대와 계명대는 티에스이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 설계 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마련한다. 공동연구와 현장교육, 인턴십, 취업 연계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센터의 조기 정착을 위한 입주 공간과 행정 지원, 채용 지원 등에 나선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날 “반도체 공정이 초미세화되고 첨단 패키징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품질을 검증하는 테스트 기술은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티에스이의 투자를 환영했다.

    추 시장은 특히 “그동안 지역에서 반도체를 열심히 공부한 청년들이 자신의 전공과 맞는 일자리가 없어 대구를 떠나야 했던 아쉬움이 있었다”며 “오늘 협약이 그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공부한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우수한 반도체 연구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지역에서 자라고, 그 인재가 다시 기업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허영우 경북대 총장은 이번 협약의 핵심을 ‘사람’이라고 짚었다.

    허 총장은 “기업이 지역에 투자하고 대학이 인재를 길러내며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 지역에 머무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북대가 반도체 설계와 검사 분야의 우수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공동연구와 현장교육, 인턴십 및 취업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도 기업과 대학, 지자체가 서로의 역할을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장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고, 인재가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기업의 토대가 필요하다”며 “이 두 거점을 이어주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약이 단순히 모여서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학교와 기업, 대구시가 함께 성장하는 실질적인 산학협력의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티에스이의 대구 투자는 지역 반도체 산업의 인력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연구개발 인력을 직접 채용하고 대학이 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면 지역에서 교육받은 청년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기업에서 경력을 쌓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권상준 회장에게도 이번 투자는 단순한 신규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구에서 두 차례 사업을 추진했다가 철수했던 경험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300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와 150명 채용을 앞세워 다시 대구에 도전장을 냈다.

    권 회장은 이날 “이번에는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각오가 남다르다”며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대구시와 경북대·계명대가 기업의 투자와 지역 인재를 실제 채용으로 연결하고, 티에스이가 이를 바탕으로 대구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고용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이번 협약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